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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_달아오를_땐_알로에가_좋다

by 배경진

청보리 수확을 따라다니다 보니 강한 햇살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열기를 식혀야 한다. 검게 탄 얼굴도 신경이 쓰인다. 오이로 며칠 열기를 식히다 알로에가 생각났다. 아직 밭에는 오이가 열리지 않아 모슬포 장에서 사 날라야 한다.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넣다보면 그 무게가 만만치 않다. 손목도 안 좋고. 진작 생각해낼걸. 마스크 팩이 있지만 미백에 신경을 쓰고 싶었다.


가파도엔 알로에가 지천이다. 올레에도, 바닷가에도, 우영팟에도 흔하게 널렸다. 어린놈보다 오래 묵은 것이 좋다며 베프가 사촌동생의 마당에서 잘라다 주었다. 작게 나누어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넣었다.


오늘부터 알로에 팩이다. 줄기 양쪽의 가시를 베어내고 녹색의 한쪽 면을 깎아낸 다음 머리빗으로 젤을 박박 긁었다. 잘 긁히고, 진액이 줄줄줄 흐른다. 화장 붓으로 얼굴에 고루 펴 바른 다음, 다시 한 번 더 발랐다. 화장 솜을 물에 적셔 그 위를 덮은 다음 15분쯤 두었다가 떼어내고 세안. 기초 화장품을 발라 진정시키니 피부가 뽀송뽀송하다. 올 여름은 알로에 팩으로 정했다.

알로에.jpg 가파도에 지천으로 널린 알로에
알로에2.jpg 저녁마다 알로에 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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