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하기 싫다~ 통통~!
최근에 회사 동료들과 하츄핑 MBTI 검사를 했는데, 악동핑이 나왔다.
"예전에 내가 돌렸던 거 경로 줄 테니까 참고하면 돼."
"그냥 아주 돌려주시면 안 되나요?"
"엥."
"쟤 흑화한 것 봐."
"잘 컸다."
세상 모든 게 감사하고 그저 각 잡혀 넵! 만 할 줄 알던 삐약이일 때도 있었다지.
지금은 대충 청바지에 아디다스 저지나 입고 출근해 사수 선배님께 까불어대는 4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3년 차 신드롬이니, 3, 6, 9년 차가 고비라느니 하는 얘기들은 진작 실감했다. 3, 6, 9년 차가 아니라 매일 9시, 3시, 6시가 고비다. 무슨 업무가 맨날 긴급, 긴급.
내 정신 건강이 긴급이다. 이 싸람들아.
사회생활 리액션과 포커페이스조차 나오지 않는 경지에 다다랐다. 이제 진짜 못 참아.
"퇴사할래."
"못하잖아."
"ㅗ"
그래. 그럼 해야지 어떡해.
-
평범하기 쉽지 않은 세상에 운 좋게 평범한 스물아홉이 되었다.
일을 사랑하는 사람, 그저 할 수 있어서 하는 사람, 투정도 사치인 사람 중 지극히 평범한 두 번째 사람.
또래들을 큰 나무 한 그루라고 한다면.
우리는 학교에서 비슷한 목표를 향해 함께 줄기를 키우고 뿌리를 내렸다. 더 이상 덩치가 커지지 않을 때쯤, 여러 선택의 기로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가지를 뻗고 잎을 냈다. 대학, 전공, 직장, 결혼과 출산까지.
어떤 가지들은 벌써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준비하는 것 같다.
난 어떤 꽃을 피워야 하지.
-
"일은 어때?"
"내가 꿈꿨던 삶이 과연 이 회사원의 삶이 맞나.. 싶더라고."
"이번에도 '안타깝게 됐어.'지 뭐. 회사는 뭐 맨날 사정이 많다. 지겨와 아주."
"여행 가고 맛있는 거 먹으려고 버티는 거지."
"일은 뭐 그냥 괜찮은데, 일상이 너무 재미가 없다."
"결혼할 돈 모으려고. 그리고 금방 육아 휴직 쓸 거야 난."
다들 그저 버티고 있는거냐구.
아니면 그런 말들만 내 마음에 남긴 걸까나.
-
하루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보내는 직장이니,
중요한 건 맞지만 사실 내겐 삶의 수단에 가깝다.
꼭 그 시간에 빛나야 하는 건 아니다.
나는 밤부터 아침까지 빛날테야.
좋아하는 것들 사이에 삶의 수단을 끼워 넣는다.
"얜 뭔가 사부작 대마왕이야. 조용히 바빠 항상."
"뭐 하는데?"
"뭐 별로."
특별할 건 없지.
퇴근 후 좋아하는 위스키 한 잔에 책도 읽고, 공연도 보고, 잘 자고, 일어나 운동을 하고 커피를 내리고 글을 쓴다. 그리고 잠깐 돈을 번다.
점심 시간엔 멍 때리며 내가 좋아하는 게 또 뭐가있을까. 또 뭘 해볼까 고민한다.
또 잠깐 돈을 번다. 그리고 신나게 놀러간다.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과 그 정도도, 간절함도 언제나 바뀌는 법이니까.
없을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좋아하는 만큼 잘하지 못할 수도,
좋아하는 것으로 돈벌이를 하고 싶지 않을 수도,
고민 자체가 사치일 때도 있다.
확실한 건, 좋아하는 일을 잘 하려면 좋은 장비가, 돈이 필요하다. 돈. 흐흐.
고수가 장비 탓을 하지 않는 건 고수의 장비가 좋기 때문이거든.
버텨라 나야. 돈 벌자~ 통통~!
"나는야~ 장난치기, 골탕 먹이기의 천재! 엉망진창 만들기를 좋아하는 티니핑이시다~, 통통~!” -악동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