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연아를 도와 무언가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나와 연아는 왜 안 되는지 답답해하며 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동안, 순찬오빠는 '이렇게는 안 되겠네?'하고 다른 걸 시도해보았다. 그러게, 그 방법만 있는 게 아닌데 말야. 헛웃음이 났다. 부끄럽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그랬을까 싶었다. 한 번에 되지는 않겠지만, 되지 않는다고 감정을 부풀리기보다는, 시야를 조금 더 넓게 지닐 수 있기를.
재작년 여름부터 계절이 끝나면 인스타그램에 그 계절을 보내는 소회를 쓴다. 이미 겨울의 한가운데에 있지만, 어여뻤던 가을의 사진과 이야기를 담아 글을 쓰고자, 지난 일기를 살폈다. 그런데 지난 날들에 찬란하고 감사한 순간이 많아서 행복해졌다. 이 기록은 또 언젠가 나를 살리겠지, 생각했다. 쓰면서 인지하는 것들과 그것이 모여 전해주는 의미가 묵직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