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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이린 Oct 14. 2023

어쩌면

20231014

부산에 왔다. 연이는 카페에서 음료를 쏟았고, 엄마는 자두주스가 가득 묻은 바지를 벗겼다. 기저귀만 찬 다리를 남방으로 가리고서, 백화점에서 새 옷을 사 입혔다. 연이와 엄마는 먼저 놀이터에 가 있고, 나와 언니는 핫도그를 사갔다. 연이는 할머니(울엄마)와 신나게 놀고 있었다. 이미 미끄럼틀을 열 번 넘게 탔다고 했다. 두 사람이 노는 걸 가만히 바라보는데, 어쩌면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가 떠오르며, 이 장면을 마음에 소중히 간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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