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이린 Nov 15. 2023

다이어리

20231113

친애하는 대리님과 점심을 먹었다. 얼굴 보고 말하고 싶었다며 이직 소식을 전했다.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가기에, 아쉬움도 있지만 기쁨과 축하가 더 컸다. 그간 준비한 이야기와 대리님의 생각은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밥을 먹고 잠시 서점에 들렀다. 대리님은 다이어리 하나를 마음에 들어했는데, 가격을 보고 바로 내려놓았다. 방금 '오늘은 밥도 커피도 사줄게요'하며 앞장서던 분이라 그게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후에 잠시 가서 그 다이어리와 귀여워했던 편지지를 샀다. 조금 망설였는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마주했을 때 모자란 도시락을 두고 선뜻 양보하던 분, 요즘 같은 때에 친구 생일 선물을 감쌀 포장지를 직접 고르는 분, 마음이 맑고 태도가 성실한 분,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잘 지키던 분이었다. 날카로운 여름을 딛고 안온한 겨울을 맞이하는 우리는 함께 신기하고 기뻐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점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