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의 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예지 Aug 09. 2024

성공이란 뭘까

태윤오빠와 민영언니를 만나러 가는 날이었다. 아워플래닛(ourplaneat) 공간을 직접 보러 가는 날이기도 해 손꼽아 기다렸다.


출발 직전, 소소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언가를 없애라는 얘기를 조직에서 들었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을 삼켰다. 삼킨 이유는 여럿이다. 여기서 그 이유는 넘어가자. 다른 얘기가 될 수 있으니.


아워플래닛(ourplaneat) 공간으로 들어갔다. 태윤오빠를 보자마자 나는 아침에 있었던 얘기를 쏟아냈다. 상황, 관계, 상황 속 나를 한탄했다.






태윤오빠는 ‘성공’을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내가 하기 싫은 것을 안 할 수 있는 거야.


난 지금 신입부터 사장까지 이르는 모든 일을 하고 있어. 잠을 많이 못 잘 때도 있고. 그래도 내가 하기 싫은 거는 안 하는 선택을 해.“


나는 감탄하며 답했다.


”와, 태윤오빠, 성공했네!!!!!

그리고 오빠는 성공의 조작적 정의를 명확하게 갖고 있네!!!”


사업장을 열고 멈추지 않는 무빙워크에 올라탄 것 같다던 오너셰프가 길을 걷고 또 걸어 결국 자신의 길을 발견한 어른으로 자란 것 같았다. 저 한 줄에는 얼마나 많은 경험이 응축되어 있는 걸까 잠시 상상했다.






이 날부터 ‘성공’의 의미를 나에게, 그리고 주변인에게 묻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나는 목표를 이루면 또 다른 목표를 만들고 도전하는 것에 익숙했지 내 삶의 ‘성공’을 생각해보질 않았다. ‘성공’이라 적었지만 어쩌면 궁극적인 방향성일수도 있겠다. 아니면 이상향일수도 있고.


‘성공을 그림으로 표현해주세요’의 결과. DALL E3 구동




말랑 할머니는 “내 마음 편하게 사는 게” 성공이라 말했다. 예전에는 이 사람 저 사람 다 신경 쓰고 끌어안으려고 했는데 이제는 안 그런다고 했다. 어떤 일이 생겨도 이제는 훌훌 털어낼 힘이 생겨,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말랑 할머니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평했다.


말랑 할머니의 동반자, 권 선생님은 “영원한 성공은 없다. 계속 성공을 위해 노력하다 저 세상으로 가는 거지 뭐”라 답했다. 그래서 성공이 무엇이냐고 나는 다시 묻지 않았다. 아빠에게 성공은 어쩌면 잡히지 않는 무언가이거나, 과정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정상을 찍기가 쉽지 않은데 등산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정상에 오를 수 있어 좋다’고 말한 아빠의 말이 스쳤다.


아빠의 카톡 답문


나이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신임과 존경을 받는 어른께도 여쭈었다. 성공이 무엇인지.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살지는 않았다고 한다. 굳이 생각하자면, 그때그때 만족감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충실히 산다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말했다.


호제는 올림픽에서 펜싱으로 금메달을 따는 게 호제 인생의 성공이라 답했다. 호제의 답변이 끝나자마자 Y는 올림픽 금메달, 그거 지나가는…이라며 다른 의견을 내려고 했다. 곧장 호제는 Y에게 ”뭐! 나한테는 중요하다고. 내 성공이라고!“라고 말했다. 소음방지 매트 위에서 둘은 서로 엉켜 뒹굴었다.






나에게 성공은 뭘까. 지금까지 정리한 바로는 자유로운 삶이다.


내가 배운 것을 나누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에서 출발해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표현을 자유롭게 하고, 내 안에 있는 것을 자유롭게 발산할 수 있는 삶이면 참 좋겠다로 이동했다. 그것이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고. 여러 관계가 얽힌 사회 속에서 얼마나 가능할는지 모르겠지만, 꿈꿔본다.


24시간 중 깨어있는 시간을 제하고 10분, 20분, 30분이라도 있으면 성공한 삶이겠다고 위안한다. 그래도 욕심이 난다. 좀 더 많은 자유를 갈망한다.


이 자유를 놓는 순간 자유가 올 것 같은 예감도 같이 든다.



자, 그래서 성공이란 뭘까요.

이제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헤어숍에서 만난 인생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