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애월에서 틈을 발견하다

by 원예진


애월에서 저녁을 먹고 나왔을 때

무심코 바라본 하늘에서

주황빛이 새어 나오는 틈을 발견했다


이날의 날씨는 비가 왔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더랬다


순간적으로 내 마음도 주황빛으로 물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저 틈에 이름과 의미를 지어주기로 했다


빛틈

1) 빛이 채워진 사이

2) 빛이 움틈


있을법한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나오진 않는 것 같다


동시에 떠오르는 단어는 빈틈이었는데

빈틈은 무언가 부족함을 뜻하는 단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곳은 어떤 것이든

채워 넣을 수 있는 틈이라는 의미도 된다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빈틈이 생기겠지만

이날의 날씨가 흐리고 갬을 반복했듯

결국엔 빛으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빛이 움틀 수 있도록

찰나의 순간들을 차곡차곡 채워간다면

빛틈을 발견할 그런 순간들도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평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