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모든 일에 나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 어릴 땐 그게 그렇게 빛나보였다.
나를 책임질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이야.
어른이 된 지금은 그 책임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또 버거운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우리는 친구와 만나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한다.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어."
세상은 돈으로 돌아가며, 돈에는 많은 책임이 따른다.
돈이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는 말은 단순히 돈이 많고, 쉬고 싶다는 것에 더해
책임을 지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돈이 많았다면 더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하던 장난스러운 생각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문제들 속에서 확신이 되어 갈까 봐.
한 발 한 발 내딛기가 점점 두려워진다.
스물다섯, 내년엔 이십 대 후반을 향해 달려갈 나는
앞으로 어떤 것들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며 인생을 채워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