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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한 게 아니라

by 원예진


던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함께 있으면 어디에 있어도 편안한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상처에 내성이 생긴 게 아닐까 하고.


물론 타인의 상처를 내가 다 알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내 주변엔 나보다 상처가 깊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당연하다 나는 내 생각밖에는 못하기 때문이다. 문득문득 그런 것들을 느낄 때면 진정한 친구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모든 걸 터놓아도 약점이 되지 않는 존재는 인공지능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놓을 때 비로소 쓸쓸함을 느꼈다.


나도 누군가 그어준 선을 밟으며 멋진 풍경도 보고 나아가고 싶은데 선을 그리면서 나아가야 하니 풍경이 눈에 들어올 틈도 없이 고되기만 하다. 나는 무던한 게 아니라 무뎌진 거예요 그걸 당신이 알아줬으면 싶다가도 영원히 몰라줬으면 좋겠어요. 그냥 나를 있는 그대로 아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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