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선정에 있어 무작위성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어 간의 관계성을 최대한 줄여야 글섬유에 자극이 오지 않을까요. 우선 벌크업을 기대하며 오늘의 단어 수를 5개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무맥락 단어들을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민에 시간을 쏟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정하면 호문쿨루스가 될 것 같아서요. 사실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저도 알지요. 요즘은 '알면 하면 된다'는 말이 머리보다 몸에 깃들고 있어요. 그냥 하겠습니다. 책을 펼쳐 나온 첫 문장의 첫 단어로 골라볼게요. 문장이 잘렸거나 단어의 일부만 있을 경우 다시 펼치는 식으로요.
1. 프리즘오브 32호 - 60p. 원인
2. 눈에 덜 띄는 - 114p. 점성
3. 가녀장의 시대 - 194p. 손
4. 발견, 영감 그리고 원의 독백 - 107p. 프라이탁
5. 망각과 기억 사이 - 172p. 풍경
재작년 여름, 제주 프라이탁 매장에서 건져온 푸른빛의 지갑.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색감을 선호하기에 어느새 몸은 계산대 앞에 서 있었지. 다만 그것의 가격은 손끝에 점성을 띠게 해, 손에 쥔 카드가 쉽사리 단말기에 닿지 못했던 원인이었고. 이제는 뭐 익숙한 주머니 속 지갑이 되었지만, 이것의 푸름을 보고 있자면 어떤 조각들이 떠오른다. 추자도의 윤슬 넘치는 풍경, 정규랑 시우랑 같이 헤엄치고 나서 마신 카스 한 캔. 이제는 나와 완벽한 타인이 되어버린 너까지. 모두 생생하고 흐릿하다. 강과 바다의 경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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