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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Mar 03. 2023

히틀러의 나쁜 친구, 조조 래빗

토르 감독의 오스카 노미네이트

 무언가 웨스 앤더슨 느낌이다. 타이카 와이티티의 '조조 래빗', 여태까지 본 전쟁 영화 중 가장 부드러웠다. 어린아이가 중심인물로 나오는 점에 있어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가 오버랩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은 화약과 분노만큼 죽음과 슬픔을 드러낸다. 낙관의 엔딩은 영화에서나 가능할 뿐, 전쟁이 시작된 이상 해피엔딩이란 존재치 않는다.



 나치에 속하고 싶은 조조의 의지는 멍청함이 아닌, 정제되지 않은 소속감을 악용한 어른들의 이기적 세뇌일 뿐이다. 그러한 세뇌의 시원은 자위행위와 다를 바 없는 합리화, 부여된 책임을 회피하는 이타심의 결여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인간의 악함, 죄성의 극대화인 살인, 합법이란 명목하에 살인이 자행되는 전쟁. 추악하다. 결국 방아쇠를 당기고 칼자루를 잡은 이들은 미쳐가고 피 흘리며 희생되는 인간들은 절규한다. 히틀러, 홀로코스트, 독재, 민족주의, 파시즘, 우생학, 골상학, 사회진화론, 나치, 이념, 선민사상, 맹신 등 2차 세계대전과 그 시대가 품고 있는 단어는 수없이 많다.



 언젠가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한 10부작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을 때 옆에 계시던 아버지께 이런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아빠, 아빤 전쟁을 뭐라 생각해?" 아버지께선 몇 초간 생각에 잠기셨고 이어지는 아버지의 답변을 통해 말로써 표현하기 어려운 내면의 작은 울림을 경험했다.



"세상에서 가장 필요 없는 행위"



조조 래빗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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