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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Mar 09. 2023

주말에는 The Weeknd

쾌락보단 희락

 'The Weeknd', Billboard All-Time Charts 1위 곡 ‘Blinding Lights’의 가수라는 설명으로 충분하다. 그래도 미사여구를 좀 더 붙이자면, 현 대중음악계의 중심 중 한 명이라 생각되며 마이클 잭슨이 생각날 법한 음색과 출중한 실력을 지닌 아티스트다.

 정확히는 흑화한 마이클 잭슨이다. 마잭이 평화와 반전, 환경 등 상대적으로 선한 도덕적 가치들을 노래했던 것과 달리, 위켄드는 마약과 약물, 죽음, 특히 섹스와 관련한 내용을 노래하기 때문이다. 몽환적인 목소리로 읊조리는 선정적 가사와 성행위를 묘사하는 듯한 내용을 담은 그의 음악은 누군가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감상하기에 큰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그저 음을 즐기며 조심할 뿐이다.




 희락과 쾌락은 다르다. 신을 믿는 인간으로서 신의 잣대에 부합함으로부터 오는 기쁨을 희락이라 명한다면 쾌락은 그와 반대되는 것에서 시작되는 기쁨이다. 세상의 기쁨은 쾌락이다. 그리고 쾌락은 외로움을 동반한다. 인간에게 외로움은 필요하나, 외로움이 우리의 본질은 아니다. 우린 우리 자신을 사회적 동물이라 일컫는다. 이와 멀어지게 만드는 외로움이란 속성이 지속된다면 결국 우리의 근간을 붕괴시키는 것이 아니겠는가? 필자는 잠깐의 기쁨인 쾌락을 위해 자아를 무너뜨리는 외로움에 잠식되고 싶지 않다. 가수 한 사람을 악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쾌락의 요소를 노래하며 외로움까지 덧붙이는 The Weeknd에게 우리 스스로 분별해야 할 게 무엇인지 좋은 음악으로 알려주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을 따름이다.



The Weeknd



 바스키아 헤어 스타일을 벤치마킹한 초창기 앨범부터, 입 벌리고 본 2021 Super Bowl Halftime Show, 너무 좋게 들었던 최근 앨범 Dawn FM까지... 마이클 잭슨이 메인 스트림의 변화를 락에서 팝으로 이끈 것과 비슷하게 위켄드 또한 음악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R&B, 정확히는 얼터너티브 R&B의 세계적인 대중화를 불러왔다는 점은 이 두 명의 흑인 아티스트들의 또 다른 공통점이다.


 위켄드의 음악을 마이클 잭슨의 음악보다 많이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MJ를 그리워하는 만큼 비슷한 느낌의 아티스트가 존재하며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는 사실은 리스너로서 기분이 좋다. 지금보다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 The Weeknd이다. 동시에 음악을 통해 더 단단해질 필자의 분별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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