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옆에 좋은 사람

나의 모방 심리에 관하여

by 윤해팔

근에서야 나에 대해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

모방 심리에 관한 것인데, 누구나 좋은 것을 원하고 탐내는 마음은 어느 정도 갖기 마련이지만 나는 그게 일종의 디폴트 값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는 내 능력과 상관 없이 무언가 좋은 것을 보면 흡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이것 저것 시도해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좋은 글을 읽으면 글이 쓰고 싶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직접 요리를 해보고 싶어진다. 좋은 영화를 보면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고, 감명 깊은 공연을 보면 공연을 제작하고 싶어진다. 보통 사람들이 다 이런 생각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중 한두 개를 느끼는 사람들이야 있겠지만, 아마 나처럼 여기저기에 손발을 뻗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일종의 모방 심리일까? 좋은 것을 보면 나도 하고 싶어지는 것. 그런데 그게 비단 막연한 마음 그 이상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이제 나의 과제는 그 좋은 것들 가운데에 내가 가장 따라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걸수도 있다. 또는, 그 중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 찾는 게 먼저일까? 둘 중 무엇이 됐든 알고 찾는 것이 나에게 남겨진 미션이다.


이 허황되고 철없게만 보이는 모방 심리의 가장 긍정적인 면은,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거다. 나는 그들과 함께 있으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적어도 나에게 좋은 사람인 그들에게 나 역시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무언가를 모방하고 싶은 마음 중에는 가장 긍정적인 게 아닐까? 무엇보다 어느 순간부터 나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가 되었다.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면 괜찮은 사람이라도 되고 싶다. 괜찮다는 것이 그 말의 무게에 비해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좋은 사람의 옆에서 그에 걸맞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운이 좋은 일이다. 좋은 사람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운 좋은 일이지만, 나 역시도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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