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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 Oct 23. 2022

성공적인 CX팀 빌드업

CX팀으로 첫 출발을 했다면 '이러한' 감정을 느껴야 합니다.


'예실장님, 안녕하세요. 첫 번째 미팅 덕분에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말씀해주신 세 가지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데 조만간 두 번째 미팅을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시간 되실까요?'



사팀장님에게 메시지가 왔다. 첫 미팅을 한지 두 달이 조금 넘었다. 예상 못한 메시지였지만 꽤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새로운 프로젝트 준비로 미팅이 줄지어 있었고, 하루의 반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네 번째 미팅을 하고 있던 메시지를 보고 혼잣말을 했다.


- '일이 즐거워졌다고~?'


바쁜 일상에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사실 내가 CX팀을 소개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내 브랜드를 좋아하고 내 업을 즐거워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소개한다면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수요일에 두 시에 뵐까요?'


재빨리 두 번째 미팅을 잡았다. 첫 번째 미팅 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직접 듣고 나면 남은 한 주간 남은 일정들을 조금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 "오랜만이에요, 사팀장님. 첫 미팅 이후로 일이 즐거워지셨다고요?"

- "네, 맞습니다. 꽤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먼저 가치관을 다시 세우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겠다 마음먹고 나니 같은 일도 새롭게 보이더군요."


사팀장님은 나와의 미팅 후 돌아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적어 보았고, 그 내용을 상부에 보고 했다. 당연히 회사에서 반대할 줄 알았지만 회사는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었고,  계약직 이기는 하지만 인바운드를 담당할 새로운 팀원을 지원받았다. 기존에도 인바운드 콜 수가 많지도 않았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인정과 지지를 팀원까지 늘어 약간의 여유가 더 더해졌다.


첫 번째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두 개나 확장했다.

아직 하루를 가득 채울 만큼은 아니지만 고객 문의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이전엔 문의 전화가 오면 질문에 필요한 내용만 답하고 끊었다면, 이젠 고객과 다음 대화를 이어가고 고객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 시트들을 만들었다. 그렇게 한통의 전화에서 최대한 고객의 니즈를 많이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두 번째로 고객의 의견을 데이터화하고 팀원들과 매일 30분씩 미팅 시간을 가졌다.

그러던 중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고객의 소리 데이터 양을 늘리기 위해 직접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SNS상에 올라온 고객들의 반응이나 블로거 등의 의견을 취합하고 고객을 만나는 영업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고객의 반응을 확인했다.


- "아직 문의가 많지 않아 미팅을 매일 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하다 보니 꽤 많은 고객의 의견을 모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뿐 아니라, 그중에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우리 브랜드의 부정적인 요소를 찾게 되었답니다. 정말 회사에 큰 위험요소를 찾게 된 셈이었죠. 이 당시 느낀 희열은..."


사팀장님은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 희열을 맛보듯 격양된 목소리로 그동안 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듣는 나도 그 순간의 짜릿함을 같이 느끼는 듯했다.


CX고객경험팀이니 만큼 고객 입장이 되어 우리 브랜드를 간접 경험하고, 그 것을 진짜 내 경험처럼 다시 재현해낼 때 힘이 생긴다. '빅데이터'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꼭 데이터의 수가 우리를 정확한 방향으로 이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때론 우리의 '촉'이 데이터를 뒷받침 해주는 가장 중요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정말 멋있는 변화가 있으셨네요. 듣는 저도 기분이 좋아요. 그렇담 오늘은 어떤 일로 두 번째 미팅을 요청하신 건지도 들어 볼 수 있을까요?"



일이 즐거워졌다는 것은 내가 브랜드에 조금 더 애착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고, 내가 하는 일에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 되었을 때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우리 스스로 고객상담을 하는 팀에서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팀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면, CX팀 첫 빌드업이 잘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많은 부서가 있지만 CX팀이야말고 애착과 자부심이 있어야만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 미팅을 하고 있다면 서로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인지 반복해서 이야기 하라. 그리고 어려운 상담, 힘들었던 상담을 나누며 그 감정을 오래 쌓아 두지 않도록 팀원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훌훌 털어 버리도록 웃으며 미팅을 마무리 해라. 피드백은 시간이 조금 지나고 해도 늦지 않는다.


CX팀에 접수된 클레임은 각 담당자의 몫이 아니다. 우리 팀의 몫인 것이다. 이 때 리더가 먼저 나서 질문을 하고 솔루션을 도출해가며 팀원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준다면 다음에 같은 문제가 생기더라도 훨씬 긍정적으로 부드럽게 대처하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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