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X-RAY,BLOOD 모든 검사 이상무 OK.
이번에도 피 왕창 제공하고 왔다. 알아보니 올해가 나에게 암환자 딱지가 붙은 마지막 해 (5년차)다. 그 말은 내년부터는 모든 산정특례 혜택이 사라져 검사 하려하면 일반인 비용을 내야 한다는 말이다. 암 판정받고 (너무 늦었다는 말에 )그냥 방치하다 9개월 정도 후에 등록했기에 그나마 더 길어진거고 원래대로 라면 지금쯤 끝나갈 무렵이다.
그동안의 사고와 수술, 병세에 대한 검사 기록은 이번 결과 낸것으로 대장정을 마쳐도 될듯하다. 지금도 하루 몇백명씩 (누적80만) 암환자분들이 검색으로 나의 예전 기록들 찾아 방문중인데 부디 나를 보면서 희망들 잃지 마시길.. 다들 예전의 나보다는 상황이 나을것이고 내 관점에서는 (죄송한 말이긴해도) 대부분이 엄살이다.
* 요양중 장이 터져 ( or 장이터져 교통사고 내고) 암덩어리와 세포들이 몸안에서 퍼지고 곤죽이 된 상태로 내장들 (비장, 위장, 췌장, 대장) 통째로 도려내는 수술에 소장까지 잘라 붙이고 (수술만 총4번) 현재는 몸안이 텅 비었다. 그럼에도 멀쩡히 돌아 다니고 겉보기는 멀쩡해서 장애인은 아니다.
수술과 항암도 보호자 없이 나홀로 다 감당했고 배갈라 논 해골 상태에서도 병노한 부모님 보살피고 치료비 마련하느라 몸에 변봉투랑 항암제통 주렁주렁 매달고도 계속 운전하며 사람 만나고 돌아 다녀야 했다.
5년 세월이 참.. 무상하게도 흘러갔다. 국립암센터도 많은 변화가 생겨 신관건물 까지 증축되고 주차타워도 생기고 갑자기 규모는 계속 커지는데 그래도 아직 주차하려면 차들이 바글 대는것이 암환자들 몰림은 여전하다. 앞 마당이 사라지고 신관 건물이 들어선 바람에 입원 환자들 햇빛쬐는 공원 자리가 사라진것이 씁쓸하다.. 입원시 정말 유일하게 큰 위안을 주는 자연 공간 이었는데 빈 공간마다 시멘트 건물이 들어섰다.
내장들 다 도려낸 직후에 이래저래 의사들이 겁들을 하두 많이줘서 철분주사와 비타민 정기적으로 주사맞아야 한다는건 어찌되냐고 물어보니 너무 정상이라 다 필요없단다. 그리고 내시경 다시한번 해보자고 하도 강력하게 권하길래 다음번에 하자고 승낙하고 내시경 약타왔다. 8월달에 하니 6개월간 냉장고에 보관..
암센터에서는 123기 가지고 환자 대접받을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1기나 2기, 3기등은 다른 병원에서 VIP 대접 받으며 치료 받는것이 훨씬 유리함에도 사람들 심리가 참 그런게 몰리는데만 몰려서 난장판을 이룰수록 계속 더 몰린다. 엄살노인들 천지라 여전히 돗데기 시장을 방불케한다.
가끔 뉴스들 보면 일반인들 상대로 너도나도 말기암 판정 받고 낫다라고 기사 나오던데 사람들 관심끌기 위해서 라고 해도 '말기' 라는 말 함부로 쓰지 말라. 말기는 4기(전이상태)라 수술이 불가한 상황을 말한다. 진짜 말기 환자들은 나처럼 다른 병원에선 전부 안 받아줘서 의료난민 신세로 떠돌다 최후로 받아주는 유일한 곳이 바로 이곳 암센터 이다. 고로 진짜 말기 암환자들은 암센터 중환자실과 호스피스 병동에 다 몰려있다고 보면 된다. 죽음이 일상화된 곳이라 장례식장도 없다. 연구자료로 자신몸을 제공 하는것에도 동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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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센터의 진짜 진가는 말기 환자의 치료와 연구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판을 이루는 멀쩡히 돌아다니는 123기 환자들은 터미널 승객 신세를 면할수 없다. 드라마처럼 입원하고 고고히 환자 코스프레 하면서 항암 받는다고 착각하면 안된다. 환자들 미어터져 항암도 난민들처럼 대기 의자에 죽 앉아서 맞을때도 있다. (왼만한 수술은 공장식으로 하루나 이틀전 입원해서 2-3일후면 퇴원이고 의사들도 랜덤이다.) 나처럼 여기저기서 치료를 거부당한것이 아니라면 환자처럼 폼잡을수 있고 대접받을수 있는 다른 병원이 훨씬 낫다. (내 기록들이 햇살쬐는 마당까지 사라지도록 암센터 쏠림에 한몫한것 같아 실태를 말해주는 것이다. )
5년간 고통속에서 죽음과 쎄쎄쎄 노닥거렸던 세월들은 내면적으로 나를 더욱 성장시켰기에 (비록 내장들은 잃었지만) 후회할것도 아쉬울것도 없다. 달라진 몸도 외형적으로 점점 티안나게 복구중 인지라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뜸 들이는 중? 잃은만큼 채우고 돌려 받을것들이 있다. 그러기에 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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