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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ug 08. 2021

'성냥팔이 소녀' 그럼 '안돼!'

복지 사회를 꿈꾸던 사회 운동가 '안데르센'


세상이 바뀌어서 사라진 것들이 많다. 서양에선 '성냥팔이' 라는 직업이 과거 있었다고 덴마크의 안데르센 (1805년 -1875년) 작가를 통해 전해진다. 


- 한 겨울에 가난한 어린 소녀가 맨발로 성냥을 팔다 길거리에서 얼어 죽었답니다.-


단 두줄로 요약이 가능한 안데르센 작가의 '성냥팔이 소녀' 는  1800년대 당시 덴마크를 배경으로 아동학대와 사회적 빈부격차 문제를 제기한 작품이다. 성냥을 못팔면 아버지에게 맞았다 라며 어린아이를 상대로 하는  심각한 가정폭력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요즘시대 문명국에서 이런일이 발생하면 '성냥소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사회가 공분하며 떠들썩할 것이다. 그러나 2년전의 유럽사회를 그린 이 슬픈 내용은 아이들이 읽는 가상의 동화다. 


STORY


1800년대 아마도 덴마크, 성냥을 못팔면 아버지에게 매를 맞아야 하는 가정폭력에 희생되는 가련한 소녀가 성냥을 팔러 거리에 나왔습니다.  내리는 한 겨울에 신발도 없이 맨발로 성냥을 팔러 다녔지만 하나도 팔지 못했다고 합니다. 너무 추운 나머지 성냥으로 몸을 녹이려 팔던 성냥을 다 태우고 골목에서 얼어 죽은채 아침에 발견돼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니다. 그런데 소녀는 죽기전에 밤새 천국을 보았어요. 그래서 행복한 미소를 띠고 죽어 있었다고 봅니다. - 끝


MADE IN KOREA 유엔 팔각 성냥이었다면 좀더 버틸수 있었을지도...


소녀는 성냥을 팔려고 한겨울에 맨발로 장갑도 없이 .. 동상에 걸린채 '성냥 사세요 성냥, 성냥이 왔어요. 방금 공장에서 나온.. ' 가녀린 목소리로 쉴세없이 외쳐 댔던 것이었다. '아저씨 성냥좀 사주세요' 코트 손목을 잡고 애걸 했지만 그깟 성냥이 얼마나 한다고..  라이터도 없으면서 당시 인류문명 최첨단 테크놀러지 발명품인 성냥을 누구도 사려하지 않았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최초 라이터는 1823년 발명 되었지만 성능이 부실해 성냥이 1830년 이후 발명되자 사장됐다. 제대로 된 라이터는 1900년대 들어서 보급되기 시작했고 그 기간동안 성냥이 쓰여졌다. 


당시 유럽에 실제 그런 아이들이 존재 했었는지 여부는 모르지만 안데르센은 눈물없인 읽을수 없는 가난한 어린아이가 당하는 처절한 가정폭력과 사회적 학대의 절정을 묘사하고 있다. 


결국, 추위에 지친 소녀는 골목 구석에서 동상걸린 손이라도 녹일 생각으로 팔아야 될 성냥을 하나 켜본다. 동사 직전이니 만큼 작은 성냥불의 온기라도  절박 했을것이다. 그런데, 성냥이 켜지면서 소녀의 눈앞에 행복한 환상이 펼쳐진다. 성냥의 지속 시간은 불과 몇초에 불과하다. 하나 켤때마다 주술하듯 온갖 달콤한 환상들이 일어 난다는것을 소녀가 알게된다. 죽은 할머니 귀신도 만난다. 결국, 소녀는 가지고 있던 성냥을 모두 자신이 소비하기로 마음먹고 하나씩 켤때마다 또래 아이들이 꿈꿀만한 고만고만한 행복한 환상속을 줄줄 헤매게 된다.  그리고.. 아침이 돼서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길거리에추위에 동사한 소녀를 보게 된다.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파는 성냥을 사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아버지를 수사해서 구속 시키라는 말인지 안데르센이 성냥팔이 소녀를 통해 주장하는 바는 확실하지 않다. 그냥 그렇게 소녀가 밑도끝도 없이 불쌍을 하다 죽었다는 것이다.


안데르센은 동화 작가지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는 커녕 동화를 통해 심각한 현실적 사회문제를 알리는 사회 운동가적인 인물이다. 인어공주를 봐도 인어공주가 사람이랑 연애좀 해보겠다고 마취도 안한채 지느러미 찢어 다리를 만드는 엄청난 성형수술의 고통까지 참아냈는데 자가 배신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돼 사라져 버렸다네요..


뭐얏! 이런..


노와 허무한 결론으로 아이들에게 "그럼 안되는거 잖아욧!" 울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왕자와 공주가 키스하며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고야 말았음을 주장하는 디즈니식 해피엔딩과는 완전히 결을 달리해 인간의 신뢰 믿음에 대한 작가의 반어법 냉소주의 사상을 드러낸다.


미운 오리새끼는 신생아 바뀌치기 라는 엽기적 사건으로 친자확인의 경각성을 안겨주며 사회적 왕따에 외모 비하에.. 결국은 오리고기가 아니라 못먹는 백조였다는 이야기로 인종차별과 집단 따돌림에 대한 성찰을 담은 내용이다.



'냥팔이 소녀' 역시 아이들은 동화를 읽고 '그렇게 죽으면 안되는 거잖아욧!' 안데르센에게 항의하고 싶을것이다. (나도 그렇다.) - 돈많은 왕자가 성냥을 다 사줘서 소녀는 신발을 샀어요 -  아이들은 그런 작은 해피엔딩 이나마 기대했을 것인데 그런 스토리 였다 아마  안데르센이 작가 때려치고 거리에서 성냥을 팔러 다녀야 했을것이다.


안데르센의 이름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이라는 것에서 알수있듯  결국엔 이 비극적인 동화가 뜻하는 바는 ' 고통뿐인 세상, 가난한 자가 죽어서 천국을 간다' 라는 당시 유럽인들종교적 신앙심을 기반으로 삼고 다.


'가난에 힘들고 지옥과 같이 고통스러운 현실이지만 여러분 죽으면 천국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천국은 가난한 자의 것입니다.!'  성냥팔이 소녀의 천국은 아마도 1800년대 유럽 (덴마크)의 그 당시 고통스러운 현실을 벗어날 길이 없는 가난한 자들이 가질수 있는 최후의 희망(?) 과 같은 종류일 것이다. 안데르센은 그런 당시의 시대적 사회적 울분들을 반항심 가득한 시선으로 비극적이고 허무한 동화들을 통해 그려낸다.


기념비적으로 굉장히 괴상해서 당시 한국영화 망조의 도화선이 됐던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현대 사회에서도 이런 주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공분을 산다. 성냥팔이 소녀는 지금은 인권 선진국이 된 북유럽 국가들이 처했던 1800년대 당시 경제적 사회 문제를 발가벗겨 보여주는 동화다.


안데르센은 독자들을 울게 만드는 허무한 비극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본질에 숨어있는 동정심과 연민을 최대한 끌어내려 한다. 성냥팔이 소녀의 비극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사회적 감시망을 더욱 철저히 해 나가자동기를 부여하게 만든다. 


현대 사회에 대입해 본다면 성냥을 켤때마다 환상이 펼쳐 진다는 내용에서 주인공 성냥팔이 소녀가 파는 성냥이 지금 뒷골목에서 거래되는 마약일수도 있다. 실제 마약 카르텔의 운반책으로 현대판 '성냥팔이 소녀' 를 원빈주연 한국영화 '아저씨'를 통해서도 볼수있다. 


영화 '아저씨(2010)' 한 장면.. 성냥을 팔게 만든게 니들이냐? 이빨 빼고 다 씹어 먹어줄께..초고추장 내와..


 지금 덴마크는 지구문명 국가중 사회복지 제도가 잘 자리잡은 인권 선진국 반열에 올라있다. 2년전, 안데르센 같은 시대가 처한 사회문제를 허무주의 동화로 우회해서라도 비판 하고자 하는 지식인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안데르센의 동화가 직설적으로 주장하고 싶은 주제는 "성냥팔이 소녀 불쌍하지? 사람들아 소외된 이웃좀 돌아보란 말이다!! 인어공주도 불쌍하지?  사람들아 약속과 신뢰를 지키란 말이다!" 2백년전의 유럽인들을 향한 훈계조 주장이 아이들 읽는 동화로 포장돼 담겨있다.


난 디즈니 식의 인어공주가 좋아..
책표지 그림 저작권은 국내출판사 '삼성당'


성냥이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편의점에서 일회용 라이터를 사는 시대로 바뀌었다. 시대를 불문하고 자기 자식이라 할지라도 어린아이 학대는 범죄다. 서양에서도 수십년전 까지 가난한 아이들은 인권유린과 범죄 무방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것을 (올리버, 헨델과 그레텔등)많은 고전 동화들을 통해 알수있다. 우리나라도 그러해서 최초로 어린아이의 인권 운동을 펼친 소파 방정환 선생님있다. 5월5일 '어린이날'을 제정하게 만든 분이다. 


시대는 흘렀지만 지금도 모양만 바뀌었을뿐  어디선간 학대받는 아이들이 존재한다. 현재도 친부모가 벌리는 끔찍한 아동학대 범죄 뉴스가 너무 자주 올라온다. 안돼- 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기억하라. 안데르센 같은 사회 저항의식에 찬 지식인들이 지금의 복지국가 덴마크를 만들었음을 본다. 사람이 살만한 세상은 사람들이 만든다. 가난과 차별, 소외된 계층대해 같은 동등한 사회 구성원임을 자각하는 연민이야 말로 인간성 회복과 인권이 우선되는 복지 사회의 기초가 된다. 위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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