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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Sep 13. 2022

망한 드라마의 현실 <평행이론>


사주를 다루는 술사 점바치 (점쟁이) 가 킹 메이커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원작) 시대극 드라마가 <바람과 구름과 비> 라는 2020년도 티비조선 드라마인데 넷플릭스 통해 명절연휴 기간동안 보다말다 5% 시청률 드라마를 결국은 21부작 다 보고 말았다. 다 보고 나서도 정확한 제목이 생각안나서 헷갈린것 보면 평타는 됐지만 스케일과 노력에 비하면 망한(?) 드라마 다. 역사를 배경으로 공주가 무당이라는 황당한 설정과 술사와 무당이 망국을 막으려는 무협지 영웅 같은 괘변적 스토리도 그렇지만 방영당시 남자 주인공 배우의 부도덕 스캔들로 인한 시청자들의 거부감도 한몫한듯 싶다.  


조선이 망하던 시대 상을 다루는 드라마 들을 보면 점이 어디에 쏠려있던 시대 상황 자체가 지금의 현실을 예언 한듯한 느낌을 준다. 역사라는 토대 안에서 무당과 술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재미라는 픽션을 가미한 가상의 드라마 임에도 평행이론을 증명 하듯 현대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데자부> 느낌을 받게된다. 마치 예언서처럼 지금의 국내 정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고종의 아버지 흥선 대원군과 고종의 아내 민자영 (명성왕후) 둘이 대립하며 감정싸움 벌리다 결국 흥선 대원군의 쇄국정책이 조선이 망하게 만드는 길을 걷게 만든다는 결론으로 드라마가 끝난다. 주인공은 사주를 보는 점바치 술사로 가난한 집안 민자영을 왕비까지 올리고 흥선 대원군을 도와 고종을 킹으로 만드는데 성공하나 결국 토사구팽 당해 도망자 신세가 되고, 흥선 대원군의 쇄국 정책을 막으려다 암살에 실패, 추종자들을 끌고 러시아로 도주해 한인촌을 건설하고 망국 조선을 남의 일보듯 하며 드라마가 끝을 맺는다. ( 드라마에서는 민비와 흥선군 사이의 갈등에서 흥선군이 망국의 원인이고 민비쪽에 정의가 있는듯 묘사되는데 그 이후의 실제 역사는 흥선군을 제압하고 새로 권력을 잡게된 민비의 여인네 치맛바람 정치가 조선을 망국으로 가는 직행 열차로 만든다.)


흥선군과 명성왕후 민자영이 고종을 허수아비로 내세우고 서로 권력다툼으로 싸우는걸 보면 나라를 움직이는 정치가 그냥 술사의 농간과 노인 여인네 감정싸움에 불과하다. 고작 왕비의 오빠라는 타이틀로 외척이 위세를 부린다고 흥선군이 대노하니 민비는 <고작?> 왕비의 오빠? 라는 표현에 자신을 무시했다 분노해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고 시아버지 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권력자들이 점쟁이 불러다 하는짓 보면 일맥상통 하다.  자기에게 좋은말 하면 상 내리고 안 좋은말 하면 죽이는데 '입을 잘 놀려야 할것이다.' 겁부터 주고 점을 봐 달래는 모순적 행동에서 답을 미리 정해놓고 논리와 정당성을 찾아내 주장하는 에고들의 습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흥선군은 썩어빠진 권력에서 나름 민중을 구하고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하에 주인공 술사의 도움으로 대권을 잡았으나 외세가 밀려드는 상황에서 정치 외교줄타기를 하기 보다는 노인네 인지라 새로운 흐름의 변화가 두렵고 무능력한 자신이 권력을 잃을까 두려워 쇄국으로 맞선다.


영웅처럼 묘사된 술사인 주인공은  종장에서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올것이라며 왕권이 끝났음을 예언 하는데 현대에 와서 민주주의 투표로도 같은 상황을 만들어 낸다는것이 아이러니 하다. 현대 노인들의 투표가 보수랍시고 시대를 역행하는 쇄국정책을 펼친 흥선대원군의 작태와 다를바 없다. 주인공 술사가 농간을 부려 민자영을 왕비로 만들고 고종을 킹으로 만들었으나 결국 토사구팽 하고 대립한다는 내용도 현실과 맞추어 보면 거의 예언서 급이다.



현자들은 상황이 껍데기만 달라졌을뿐 망국의 역사가 평행이론 처럼  그대로 재현되고 있음을 알아본다. 새로운 흐름을 막으려는 노인네 흥선 대원군 아집과 명성왕후라 (가거든 노래 만들어 메스컴이) 칭송하는 민비의 야심이 허수아비 고종을 사이에 두고 격돌하고 술사의 농간에 나라가 갈팡질팡 하는것이 딱 지금의 한국 모습이다. 역사적 교훈을 무시하고 망국 드라마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왕권에 의한 강압이 아닌 민중들이 스스로 선택해 투표로 이루어졌다는 것에서 그 수준을 따져볼때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망할것들은 정반대 상황이 주어져도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역사를 반복 재현한다. 그것이 그 종의 집단 의식이 가지는 선택의 한계점이다.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정권에서 군부 쿠데타 핵심 인물인 노태우가 차기 대통령으로 권력을 세습 받게되자 군인 세습 통치를 끝내겟다며 민중들이 들고 일어나 피를 흘리며 대통령 직선제 라는 6.29 선언을 얻어 냈지만 결국 민중이 스스로 투표로 선택한건 원래대로 '노태우' 였다. 하던것도 멍석 깔아주면 못한다고 변명할 여지없는 한국 민주주의의 수준이 그렇다. 쿠데타를 했어도 매스컴이 칭송해주고 '제대했으니 군인이 아닌 보통사람' 이라는 어이없는  말장난 논리가 실제 먹혔다. 


* 필리핀도 독재로 축출당한 르코스 부인이자 사치의 여왕 이멜다가 아들 내세워 재등장하고 아프칸도 극우 이슬람 율법을 내세운 탈레반이 재집권 했다. 우리 독재자 딸에 이어 군부 잔당과 결합한 검찰 나리들에게 다스려 달라고 민중들이 권력을 스스로 넘겨 주었다. 목줄을 풀어달라 투쟁해서 풀어줘도 관성의 법칙에 따라 노예로서 살아갈 자유를 달라고 다시 스스로 찾아 매는것이 민주주의가 낮선 민중들의 전반적 수준인듯 하다.



망국 조선 시대를 시대 배경으로 하는  역사극 드라마중 걸작이라 할만한 갑은 역시 '미스터 션샤인'  이라 생각한다. 썩어빠져 망한 나라에서 버림받은 민중들의 모습들과 나라를 잃었음에도 꺼지지 않은 민초들의 애국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무지해 보이는 민초들 숨겨진 그 안에 무엇이 있는가? <미스터 션샤인>은 한국에서 살아가고 한국인을 이해하려면 한번쯤 볼만 하다고 추천할만한 걸작 드라마 다. 망국 역사를 소재로 흥미 위주로 만든 엉터리 술사들의 현실같은 스토리를 보고나니 더 비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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