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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y 18. 2017

고양이는 낮잠을 자고 나는 책을 읽고..

햇살속에 머물기..


어제 사료가 일찍오는 바람에 더 이상 길양이들이 밥달라고 간절히 애원하는 눈길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20kg 대용량이 많기는 많다. 한두마리 정도는 일년 가까이 먹일수 있는 양이다. 왜 대용량을 샀는가 한다면 역시 가격때문이다. 사람인 나도 라면이나 끓여먹고 백반이나 사먹는게 다인데 내가 먹는거보다 비싼 사료를 길양이에게 먹일수는 없지 않은가..



매번 끼니 챙겨주는것도 신경 쓰일거 같아서 아예 넉넉히 박스에 잔뜩 챙겨 내눈앞에서 안보이는 곳에 놓아둔다. 개는 자신의 용량을 안 지키고 사료를 주는만큼 먹는데 고양이들은 다르다. 정확하게 자신이 먹을 분량만 먹고는 더이상 입에대지 않는다. 경험상 사료를 조금만 넉넉히 주면 이 녀석은 배가 불러도 다시 배가 꺼질때까지 다른데를 안가고 남은 먹이를 지키느라 감시하는것에 시간을 다 보낸다. 녀석을 햇빛속에서 마음놓고 뛰놀게 하려면 먹이가 언제든 와도 충분히 넉넉히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 이렇게 해두면 나도 먹이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길양이들의 눈길에서 자유로울수 있다.


어제는 생각할게 있어서 한잠도 안잤는데 이틀에 한번 몇시간 자도 그다지 피곤하지 않은건 내가 백수이기 때문이리라.. 궂이 남들의 시간관념에 맞춰 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 방문을 열고 아침엔 운전을 해서 백반을 배부르게 먹고 바닷가를 갈까 하다가 다스칼로스 책을 마저 형광질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에 돌아와 커피와 함께 햇살을 쬐면서 다스칼로스책에 형광질 중이다.



녀석이 드디어 경계심을 풀고 아예 내 툇마루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책읽는 옆에서 먹이를 신나게 먹더니 이젠 낮잠까지 잔다.  더이상 내가 자신에게 위협적인 생물체가 아님을 인지하기 시작하는듯 하다. 몇달을 먹이를 대주었는데도 사람을 그렇게 겁내는 녀석들인지라 내가 나와 옆에 책보고 있는데도 낮잠을 자는건 대단한 진보이다.



나는 꽃들의 이름을 모른다. 그냥 빨간꽃, 하얀꽃, 노란꽃등등 색깔로 이름을 지어 부치는데 빨간꽃이 양귀비 라는것만 며칠전에 알게 됐다. 정말 나는 아는게 없구나..  궂이 이름따위는 몰라도 꽃의 향기를 맡고 느끼고 친해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얼마전부터 나름 에고들과의 연결선을 당장은 끊는길만이 내가 살길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에고들의 지식과 고정 관념들이 나를 자꾸 자신들의 고정 관념이 만들어낸 죽음으로 끌어 내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에고들이


" 당신은 말기 암환자입니다. 당신은 곧 죽습니다. 살려면 이전과 같은 고통을 계속 몇년 더 당해야 하고 수술한다해도 최소 몇년간 육체를 떠받들며 종속된 고통스런 삶을 살아야만 합니다."


그런 고정 관념들을 따라 몇년간 고통속에서 육체의 노예로 살아가야 할바엔 차라리 내일당장 깔끔하게 죽는길을 택하는것이 나은게 말기암 환자들의 통증과 고통이다. 그렇게 해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감동받고 박수는 쳐줄지언정 누구도 그런것을 따라하고 싶지는 않을것이다. 몇년을 고통속에서 몸을 떠받들며 생존에 연연하는 삶, 에고들은 그렇게 해서 완치된걸 기적이라고 하던데 내 입장에선 생각만해도 절대 따라하고 싶지않은 끔찍한 이야기들 이다.


가끔가다 보면 암이 별거 아니라고 쉽게 고칠수 있다고 위세 등등하게 허풍치는 사람들도 보게 되는데 (건강식품 판매업자나 이상한 건강원 원장들중에 그런 사람 많다.) 공통점은 자신은 암에 걸려본 적도 없고 이론만 알고 암에 대해 사실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 이다. "암은 너희같은 사람들이나 걸리는거고 나는 절대 안걸려" 라는 상대 비하하는 오만함과 무지함이 대부분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말기암 환자들의 통증과 죽음으로 가는 고통이 뭔지 안다면 절대 그럴수 없다. 나는 질릴만큼 몸으로 겪어본지라 감히 그런말을 하지 못한다.


독신이 좋아서 독신으로 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명절날 집에가면 친척들이 나름 걱정해 준다고 빨리 결혼해야지 ㅉㅉ... 라는 말이 제일 듣기 싫다고 한다. 본인이 내린 결정은 주위에서 존중해 주는것이 좋다. 아픈게 너무 질려서 더이상 암환자 안하겠다고 한다면 주변도 암환자 딱지를 부쳐서 라면을 먹던 치킨을 먹던 줄담배를 피던 간섭하고 차별 하는건 더이상 안해 주는것이 좋다.


바이러스나 고정관념의 염체들이 달라붙어 자신을 괴롭힐땐 맞서 대응하는것 보다는 무시하는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흡연도 그렇고 섹스중독 마약중독등도 마찬가지 이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인내심과 싸우기 보다는 아예 무시하고 관심을 끊어버리는게 훨씬 빠르고 현명하다. 그냥 질릴만큼 했으니 손떼 버리고 머릿속에서 지워서 생각을 안하면 된다. 나는 그런걸 '쌩깐다' 라고 표현한다. 통증들도 왼만하면 다 쌩까는데 익숙해져서 5년전 잇몸이 다 녹아내려 풍치로 고통 받을때도 쌩까버린 덕분에 그냥 풍치 상태인걸 잊어 버린채 여지껏 살았다.



암도 의식에서 암이란 개념이 없으면 절대 생겨나지 않는다.정신지체자나 정신병자중에는 암환자가 없다는것만 봐도 쉽게 증명이 되는 사실이다. 의식속에 암이란 개념이 없으니 암이 생길수가 없는것이다.


다른 병마들도 마찬가지로 배울거 다 배웠고 더 이상 불필요하다 생각들땐 더 이상 손떼고 안하면 된다.에고 입장에서는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최후의 방법은 .....


에고를 포기하면 된다. 인간 세상의 모든 경험들은 에고가 치뤄야할 카르마나 체험놀이로 에고가 카르마를 다 해체하고 사라지면 그 체험 놀이는 끝나는게 원칙이다. 암으로 죽었다 살아난 아니타 무어자니가 정확하게 정답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정답을 앞에 두고서 계속 고통을 참아가며 어리석은 짓을 할 이유는 없다. 내가 남들보다 머리가 좋다는 이유는 남들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정답을 찾아내고 답을 찾느라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안한다는 점이다.


이미 충분히 고통 받을만큼 받은 상태인지라 내가 암으로 앞으로도 계속 고통 받아야할 이유를 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찾지 못하겠다. 불필요한 일이고 내 남은 인생을 낭비하는 일이다. 그런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면되고 나는 그렇게는 못한다. 당사자가 못하는걸 계속 강요하면 당사자는 정말 괴로워지고 그 사회에서는 살아갈수가 없다.. 도데체 남들 하는대로 왜 내가 따라야하고 그게 맞는길이라고 고정 관념들이 강요 하는지 어릴때부터 정말 못견디게 나를 괴롭히던 것들.. 이젠 할만큼 해봤고 더 이상은 안 따르기로 했으니 그 댓가로 고립을 차라리 선택하리라.... 이젠 고립이 더이상 두렵지 않다.



어제 밤새도록 이 문제를 고민하면서 잠을 못자고 날밤을 꼬박 셋는데 에고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그들의 룰을 따르자니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아야 하고.. 살려고 하면 나에게 달라붙는 그런 고정관념들의 염체들을 계속 끊어내야 하기에.. 당분간은 고립이 답인가... 마땅한 중재 방법이 생각이 잘 안나서다.


끽해야 브런치에 글을 적고 친구들과 지인들의 가끔씩 전화안부가 에고들 간의 연결고리 전부인데도 계속 " 당신은 죽음을 앞둔 말기암 환자입니다. 계속 고통을 받아야 해요 " 라는 에고들의 고정 관념이 만들어낸 염체들의 영향을 받는걸 보면 아직도 내 무의식속엔 내가 말기암 환자라는 생각이 남았고 그런 에고가 남긴 잔재의 염체들이 죽은듯 도사리고 있다가 주변의 작은 자극에도 힘을 받게 되는것 같다. 그만큼 내 의식이 지금 당장은 허약 하다는 말이다.


몸을 제대로 복구하고 다차원간의 균형을 이루려면 정말 갈길이 멀다.. 관심이 사라진 암같은거 신경쓸만큼 한가하지는 않다.. 내 잠재의식속에 남아있는 암환자라는 염체들을 해체하고 다시한번 선언하고 강조하게 된다.


"암으로 고통 받을만큼 받았고 충분히 해볼만큼 경험 했다. 이젠 흥미를 잃었고 더이상 고통 받아야할 합당한 이유를 나는 찾지 못하겠기에 더 이상의 암환자 체험은 그만한다. 더 이상 무의미한 고통을 강요하는 무지함은 사양한다."


됐다. 잊자..에고들이 뭐라건 이젠 진짜 신경쓰지말고 다스칼로스 할아버지랑 당분간 계속 놀아야겠다..


https://brunch.co.kr/@yemaya/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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