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은 안줘 마지막이야..
길양이들 사료가 다 떨어져 가므로 앞으로 더 이상 먹이주는 짓은 그만하기로 했다. 결정적 이유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녀석들끼리 벌써부터 서열정하고 내방앞에서 먹이 가지고 싸움질 하는게 보기 싫어서다.
깡패같은 깜장애 새끼가 며칠 먼저 태어났다고 덩치가 좀 커서 다른 애들을 전부 제압하고 먹이를 혼자 독차지 하려는게 문제다. 밥그릇이 붙어있어서 그런가 하고 일부러 두개를 떨어트려 놓았는데도 마찬가지다. 양도 넉넉히 주고 밥그릇이 두개인데도 자기가 다 먹기 전에는 아예 다른애들이 밥그릇 근처를 오지못하게 머리를 눌러버리고 무력으로 제압해 버린다.
쪼그만 것들이 어디서 벌써 그런 못된건 배워 가지고 ...새로운 깜장 새끼 깡패의 등장이다. 한마리가 그런식으로 서열로 나오면 먹이를 아무리 많이 놔둬도 사이좋게 나눠먹는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다.
겨울에 내가 먹이를 내주고 방문을 닫아버리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작년 경험으로 너무나 명확해서 내방앞에서 고양이 싸움질 소리를 안 들으려면 지금부터 무시하는게 현명할듯 싶다. 제일 큰 문제는 먹이를 얻어먹지 못한 어린 끝번일수록 밤새 눈폭탄을 맞아가며 자기도 먹이달라고 문앞에서 항시 떨게 된다는 것이다.
영하의 혹한속에서 밤새 그러고 있으면 당연히 맘이 편할리가 없다. 얘들보다 더 어린 다람쥐 만한 녀석들도 있던데 걔들은 아예 얘들이 얼씬도 못하게 쫒아내서 보이질 않는다. 각자 자기 부모를 등에업고 고만고만한 새끼 4인방이 내방앞에 자리를 잡았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사람도 먹기귀한 삼겹살 파티를 벌려주기로 한다.내가 먹으려고 최고급으로 샀는데 현재 몸상태가 부담가서 안먹을듯 해서 버리긴 뭐하고 냥이들이나 마지막으로 호강시켜줘야 겠다 싶어서다. 눈앞에서 감시하지 않으면 또 큰애가 독차지할게 뻔해서 방안에 들여놔서 꼬마들도 먹게끔 감시를 한다. 기특하게도 어미는 자기 새끼들이 다 먹을때까지 꼼짝않고 감시만 하다가 마지막에 빈그릇을 열심히 핣아댄다. 어미니까 가능한 장면이다.
냉동실에 있는 고등어랑 해물전병도 안먹을듯 하니 시간날때 구워서 줘야겠다. 전부 너희들 차지다.. 온 집안에 또다시 사놓고 안먹는 음식들 버릴것 천지다..심심할때 견과류나 조금씩 간식으로 먹으려고 호두 바나나칩 땅콩등을 인터넷에서 시켰더니 양은 또 왜이리 많은거냐 ㅠㅠ...눈으로 직접 보고 산게 아니라 그램 개념이 없어서 벌어진 일이다.
한여름에도 두껍고 따뜻한 수면양말을 안 신으면 발이 시려서 아프기까지 하다. 온몸 피부는 알록달록 딱지가 져서 벗겨놓으면 해골 모습에 괴물이 따로없다. 내가 하루 한끼 먹기도 벅차서 허덕대면서 처지가 이런데 길양이들 밥주는게 왠 사치인가..일년동안 동네 길양이들 단체급식 시켜줬으니 이제 더 이상은 그만이다..길양이들 밥 신경 쓸만큼 정신적 여유가 없이 힘이 딸린다. 특히나, 부모님 문제로 집에 장기간 올라가봐야 할듯해서 새롭게 맘을 잡지않으면 정말 에고들의 사회속에서 스트래스로 하루 버티기가 힘들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가 갑자기 요양원을 가시게 된지라 정리하고 처리해야 할일들이 너무나 많다. 평화와는 거리가 먼 에고들의 생활삶속에서 스트래스 받으면서 지내면 내몸 상태가 어찌될지 .. 죽음이 오락가락 하는 고통앞에선 진짜 죽음을 선택하던지 어쩔수 없이 버티려면 마약 진통제에 의존할수 밖에 없다.
나 같은 경우는 병원에 가면 해줄게 마약처방 밖에 없는데 한번 마약진통제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헤어나오기가 힘들다. 마약은 조금씩 양을 줄이는것이 되지가 않는다. 반대로 점점 내성이 생겨 양을 늘려가야만 하는데 나같은 말기암 환자의 경우는 처방에 용량제한이 없다. 고통으로 자살하는것 보단 나으니까 달라는대로 의사가 양껏 처방해 준다. 그런데 작은양도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펜잘 타이레놀 이런 시중 약국에서 파는 일반 진통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구토는 기본이라 힘들게 하루 한끼먹은것을 다 토해내기도 하고 모든 진통제는 장운동을 마비 시키는지라 변비가 필수로 따라다닌다. 변비가 생기는것을 막기위해 또 여러가지 약물들을 같이 복용해야 한다. 나같은 경우 변비가 생기는것은 장폐색으로 이어져 최악의 고통스런 죽음을 의미한다. 약물 부작용을 막기위해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그 부작용을 막기위해 또 다른 약물을 복용해야 하고.. 약물 부작용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단순히 진통제 하나 먹고 끝나는게 아니라 부수적으로 부작용 완화 약물들을 얼마나 먹어야될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패치로 부치는 아편 성분 진통제가 있다 약효는 3일간 지속된다는데 나같은 경우 패치 하나로는 해결이 되지 않고 역시 부작용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이 패치를 용량이 강한걸로 처방한 의사가 환자가 죽는바람에 의료과실로 처벌받은 사례도 있었다.
어떤 경우라도 말기암 상태에서 마약 진통제에 한번 의존하기 시작하면 끊기가 힘들어 아편 중독자의 몰골로 미이라가 돼가며 죽어가기 쉽상이다. 당장 죽기보다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면 사용해야 겠지만 말기암 환자의 마약 진통제 결말은 대부분 그런식으로 정해져있기에 정말 조심조심 해야한다.
이렇게 당장 내몸이 어떻게 될지 한치앞을 모르는 상황에서 길양이들 막 태어난 새끼들이 먹이 가지고 내 방앞에서 싸움까지 하는걸 매일 보고싶지는 않다. 겨울에 문을 닫고 들어가면 다 큰 진짜 깡패같은 놈들까지 가세해서 먹이를 두고 길양이들 조직 폭력 사회가 돼버린다. 어차피 내가 먹이를 주고 문을 닫으면 새끼들까지 차례가 안갈바에야 모질어야 겠다.끊을땐 확실히 ...자연에 맡긴다..
"The Lonely Goatherd" - THE SOUND OF MUSIC (1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