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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Nov 16. 2017

3박4일 항암 수련원 생활...

항암제 2박3일 연속해서 맞기


수련원 오는 마음으로 화날 입원해서 포트심는 시술을 수날 오전에 하고 두시간 지나면서 부터 사용이 가능해 지니 논스톱으로 계속 2박3일 항암제 릴레이가 시작된다..


월날 입원예정이었는데 1인실밖에 자리가 안나서 “싫어요” 하고 화요일 다인실로 입원했다.. 보호자 인적사항과 싸인은 형 동의하에 내가 대리로 하고 주차비는 입퇴원날 무료고 나머진 하루만원씩 받는다고 해서 입원도 혼자 택시타고 가서 했다. 시급을 다투는 수술도 아닌데 빨리 한다고 이득될게 없다. 솔직히 일인실에서 뒹굴 금전적 여유도 없다.


이전에 응급실 실려올때 전남 대학병원에서도 포트시술을 했었는데 그때는 수술을 위한 임시 포트인지라 관을 심고 바깥에다 대충 자리잡아 꼬매서 사용하다 퇴원할때쯤 제거했다.. 그때는 정신이 혼미해서 다급하게 포트작업 하는줄도 몰랐다. 반면, 이번에 항암치료를 위해 시술하는 케모포트는 완치될때까지 치료가 계속되는한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지라 몸안에다 피부밑으로 안보이게 심게된다..


일단 500원 동전크기에 높이도 제법 되는 이물질이 몸안으로 밀고들어오면 기분이 썩 좋지가 않다. 게다가 묽직하고 갑갑한 이 녀석이 언제 제거될지 모르기 때문에 소독과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그렇다고 앞으로 아픈 혈관쿡 주사를 안맞는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매번 백혈구 수치등을 알아보기위해 채혈을 해야하므로 피뽑는 주사는 올때마다 맞아야 한다. 항암제가 암세포 뿐만이 아닌 정상적인 세포들도 파괴하므로 백혈구가 일정치 위험수치로 낮아지면 항암을 중지한다고 한다..



화날은 입원하고 십년넘게 알던 친구분들( 나보다 나이들이 많고 여성분들 인지라 친구지만 친구분이라고 표현 한다. )이 먹을거 잔뜩 사들고 찾아와 병원 빵집에서 수다파티를 벌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수날은 아침부터 침대에 누워 남손에 실려다니며 몸째고 혈관에 관박고 본격적으로 투약이 시작된다..


2차부터는 표적치료제가 들어간다는데 유전자 검사를 위해 슬라이드 제출하러 이전병원에서 신청해 받아와야 한다.. 신청해 제출하는데 일주일이 걸린다.


포도송이 보다 조금 큰 미니사과가 너무 귀여워서 혈압재러 오는 간호사들에게 하나씩 보여 주니 너무 귀엽다고 한다.. 간호사나 의사에게 아무거나 선물주는건 법이 강화돼일체 금지돼 있다.  


항암 처음에 맞는 항암제는 그냥 뭔가 대중적인 항암제인듯 처음엔 좀 작은 봉지로 된 항암제를 먼저 맞고 대표적인 부작용인 울렁거림 방지약물을 미리 두세봉 계속 주입한다..그리고 두번째 녀석은 뱀파이어 성분이 있는지 햇빛을 쬐면 바로 성분이 변해 초록봉다리로 감싼 좀 큰 5-FU 라는 녀석을 23시간에 걸쳐 맞는데 이틀에 걸쳐 두봉다리 맞는다..


2차부터는 표적 치료제로 넘어간다고 한다.. 쓸수있는게 딱 두가지뿐이라 그게 효과가 없으면 항암치료는 끝이다..그 다음 코스는 정식으로 말기판정 받고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자들이 불러주는 CCM 노래 들으며 마사지 봉사 받고 마약 진통제나 맘껏 맞다가 죽는건데...빨리 죽지도 않고 그냥 빈둥대며 병실에서 죽음을 기다리기만 하는것도 꽤나 지겨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약패치도 24시간 지날때가 가장 효과가 절정에 달해 부작용인 울렁거림이 극대화된다. 마약패치와 항암제 두개가 동시에 만나 울렁울렁 당연히 잠을 한잠도 못자고 새벽에 일어나 가슴엑스레이 사진 찍으로 나간김에 담배피러 병원문밖에 나선다.. 이런 울렁거림 속에 니코틴까지 가세하면 새벽이라 빈속인게 다행이지 뭐라도 먹은게 있다면 깨끗히 오버이트로 반납해야 한다..여기서 좀만 더 나가면 호흡곤란에 빠지게 되므로 조심조심..



이제 병원 돌아가는 시스템을 왼만큼 터득한지라 식사는 선택지가 오기전까지 뭐가 나올지 모르지만 무조건 선택식으로 주문해 두니 첫날 저녁은 깜풍기가 나오고 아침은 토스트에 머핀 에그오물렛이 나온다.. 그나마 선택식은 거의 다 먹게되는 경우가 많고 일반 환자식은 맛이없어 절반먹기도 힘이드는데 그래도 암센터 환자식은 다른 병원에 비하면 무척 괜찮게 나오는 편이다..


입원 첫날 찾아와 내가 마구 집안 불평과 투정을 쏟아낸 지인들은 아무리 봐도 나는 죽을 사람 같지 않아 보인단다.. 의사가 뭐라고 하고 사진이 어떻게 나오던 간에 일단 얼굴이 좋아 보인다고 어린애같이 느껴져서 죽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한다.. 두분다 여성분이고 나름 감들이 좋은 분들인데 느낌이란게 그렇단다..



아니티 무르자니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이후 또한권 써냈다고 화가 지인분께서 책을 사서는 나 먼저 읽으라고 빌려주셨다. 어쩜 아니타 이 아줌마는 그토록 나랑 비슷한 생각들을 하는지.. 내가 에고들의 생활속에 함몰되는것과 혼자있을때 느낀점들.. 단지 암에 걸렸다는 죄로 타인의 두려움 프레임을 뒤집어 쓰고 억울하게 내일처럼 당해내야 하는것과 같은... 에고들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닥치는 문제들이 나와 똑같음을 알수있다..



책 표지도 내가 어디 놀러가서 한번씩 찍어보는 사진포즈 인데.. 둘다 기둥이 없어도 아무데나 펼칠수 있는 스탠드 타입 해먹에 포즈는 같을지라도 세계적 갑부가된 작가의 값을 알수없는 대나무 해먹과 빈티 좔좔 흐르는 중국산 공산품인 내 해먹과 품질과 배경에서 차이가 크다..ㅋ


어쨋든 아니타는 투병중일때도 온 가족의 극진한 보살핌과 기도속에 인도 상류층의 삶에서 이제는 스스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갑부의 여유로운 삶의 기쁨을 누리는 중이고 나는 식구들이 없느니만 못한 상황에서 보호자도 없이 의사들은 죽는다고 모진 말만 하고 몸은 고통속에 이리째고 창자 끄집어내고 독한 약물은 계속 투입되고 있는 와중인데 상황은 극과 극으로 정반대 이지만 희한하게 생각은 무진장 비슷하다.ㅋ  아니타의 생각이 내 생각같고 내가 생각하는걸 아니타가 또한번 전작에 비해 별 내용도 없으면서 전작 후광으로 뚝딱 베스트셀러를 만들고 있다..


어쨌든 간에 식구들이 창자도 끄집어내고 언제죽을지 모르는 중환자인 나를 일도 시키고 환자로 대접하지 않는걸 지인들은 이해하겠다고 한다.. 그냥 멀쩡히 생활하는것 같고 내 표정에서 아픈사람 느낌을 전혀 받질 못하겠다고 하니.. 의사가 뭐라고 하던 사진결과가 어떻건 실감이 안난다는것.. 내가 차사고 내고 장파열로 죽었어야 되는날도 그랬다.. 장파열은 언젠가는 닥칠일 이었고 그날이 내가 죽는날이었음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인들과 헤어지면서 아쉬운 맘에 손을 잡는데 내 손이 지금은 엄청 따뜻하다고 한다.!! 얼마전까지 수족냉증으로 시체손처럼 차가워  우연히 손을 잡게되면 ‘앗 차거’ 하고 본능적으로 남들이 뿌리치던게 몇달전이다.. 암은 점점 커져서 몸이 죽어가는건 맞는데 손발에 온기가 돌아왔다..


일단, 잠을 한잠도 안자고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담배도 피고 잠을 못잔것 빼고는 평상시와 다를바없는 아침을 맞는다. 병원은 새벽부터 정식 일과가 시작되는지라 병원에 있으면 잘시간 놏치면 알아서 요령껏 토막잠을 자면 된다.. 포트를 심어놓으니 시술할때는 끔찍했지만 지금은 하루종일 주사를 맞는거 신경안써도 돼서 편하다. 한봉다리 자기가 알아서 더 들어갈테고  다행히 내몸이 알아서 적응하려고 꾸물럭 댄다..



항암제 맞고 일주일 후가 가장 고비라는데 아직 안 닥쳐봐서 모르겠다.. 엎질러진 물인데 고민하고 걱정한다고 될일이 아닌지라 그냥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나는 걱정하지 않는데 주변에서 자신들 두려움 프레임으로 힘들거라고 자기말에 동조해 달라고 강요해대면 정말 짜증나고 피곤하다.. 특히나 해보지도 않은 엄마가 요즘 날 볼때마다 “ 항암하면 그거 부작용 힘들다는데 어떡하나..” 하시는데 닥치지도 않은일을 왜 미리부터 걱정을 일부러 하는지 당사자 입장에선 쓸데없는 걱정이다. 여기서 더 나빠져봤자 거기서 거기인지라 나는 아무생각 없다..


즐거운 생각 행복한 생각을 하려해도 소재가 고갈된지라 떠오르지가 않는데 걱정과 두려움을 일부러 끌어안을 이유가 무엇인지..  죽음을 앞에둔 입장에서 가장 미련하고 불필요한 생각이 그런 닥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들이다.. 설령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미리부터 대비한다 해서 피할수 있는것도 아니다..


오늘 내일만 버티면 주사바늘과 칼질, 약물 투입의 3박4일 수련원 같은 생활이 일단은 끝난다.. 재밋고 신나서 계속 하고싶다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지만 고통스럽고 괴로워 죽고싶다는 생각또한 들지 않는다.. 그냥 무 상태로 흘러가는거다.. 그렇다면 최대한 즐거움과 행복한 생각쪽으로 나를 채우는것이 현명한 일이다..현 상황에서 소재가 고갈됐더라도 포기하지말고 쥐어짜보자.. 뭔가 행복하게 만들 뭔가가 있을거야..


일단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했으므로 컨디션 좋을때 심야로 즐겨야겠다..오늘은 날밤 샛으니 잠이나 오면  토막토막 꿀잠자는 재미를 노려봐야 겠다..될까? 오늘 햇살이 좋으니 알아서 햇살 있는데 찾아다니며 꾸벅꾸벅 졸면서 지내면 되겠다..


* 맞다. 어제 항암교육 받는데 항암제도 햇빛을 쬐면 안되지만 사람도 항암 부작용중에 피부가 검어지고 잡티가 생기니 햇빛을 가급적 쬐지말고 야외나갈땐 꼭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라고 한다..


https://brunch.co.kr/@yemaya/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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