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Ah Apr 21. 2017

삶의 중독에서 벗어난 자유.

에고의 집착놀이를 끝내다..


살아가다 보면 문득, 삶이란것에 자신이 중독돼있음을 느낄때가 있다. 자신도 모르게 그냥 하던대로 자동으로 '살아지기' 가 되는것인데 매일같이 잠을 자고 밥을 먹고 똑같은 일과가 반복돼다보면 어느덧 삶에 중독돼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그럴때 에고는 뭔가 자극과 흥미를 안겨줄 관심거리를 찾아 다닌다. 취미생활 이라고도 하는데 에고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것을 못견뎌 하기 때문에 대부분 인간의 일생은 일에 몰두하던가 취미에 몰두하던가 뭔가에 열중하게 된다. 끊임없이 재미를 찾아 두리번 거리는것이 에고의 특성이기도 하며 에고는 그것이 삶이라고도 한다.


영화,드라마,독서,여행,섹스,먹는거,음주,공부,무언가가 되기위한 훈련, 돈버는것,쇼핑,수집.영성..등등 에고는 뭔가에 집착하지 않으면 삶의 재미가 없다라고 생각한다.


어제부터 아무리 뭔가에 재미를 찾으려하고 끌리는걸 하려해도 구미가 당기는것이 없다는걸 발견하게 된다. 버킷리스트를 뽑아보려고 했지만 하나도 뽑질못했다. 해외여행을 갈까 하루종일 여행상품들을 뒤적이기도 해보지만 혼자하는 해외여행이란것이 얼마나 고된지 알기에 몸상태가 어찌될지 섣불리 결정도 못하고 그만큼 강하게 땡기지도 않아 일단은 덮었다.


결국, 새벽같이 일어나 영화를 보고 워킹데드 드라마를 보고 뭔가에 몰두해 보고자 하지만 이것저것 그다지 재미가 없다. 여행도 귀찮고 영화보는것도 귀찮고 드디어 날뛰던 에고가 빈사상태에 빠지면서 모든 삶의 중독이란 에고의 놀이가 끝났음을 느낀다. 에고가 날뛰면 생각이 많아져 잠도 못자고 이런저런 감정놀이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런 놀이들의 집착에서 드디어 자유로움을 얻었다.



젊은 시절엔 관심가질 꺼리가 많아 에고가 쉴새없이 이것저것 뒤지고 다녀서 자동으로 살아지기를 느낄새가 거의 없지만 중년이 되면 왼만한건 다 해본경우 관심꺼리가 사라져 '인생의 허망함' 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 인간은 또 뭔가를 찾아 그 인생의 무상함을 채우려고 하는데 보통 이럴때 영적인 세계로 관심을 돌리고 집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에고가 끊임없이 뭔가를 두리번 거리고 집착하는 현상을 '중독' 이라고 한다.


대부분 성인 남성은 섹스나 돈 알콜등에 탐닉하다 재산과 권력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이며 여성은 쇼핑과 가장 손쉬운 TV 드라마에 중독되다 노년엔 푸념과 잔소리에 중독되는 현상이 일반적이다.


나 역시 뭔가 하나에 관심이 쏠리면 바로 그것에 몰두하는 스타일 인데 그야말로 질릴만큼 해보고 난후에야 관심을 끊게 된다. 사람들이 나를 괴물 이라고 바라볼때는 내가 한가지에 정신이 팔려 몰두할때 이다. 그야말로 집중의 힘은 무시무시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것을 그동안 사업하며 작업하면서 수차례 경험하였고 재미를 느끼고 한가지에 몰입할때 나는 그야말로 24시간 식음을 전폐하는 상태로 돌입한다.


도박이나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곤 하는데 밥먹는것도 잊어버리고 자야하는것 조차도 잊어버리게 된다. 주식에 빠졌을때는 컵라면 먹으면서 장이 끝난지도 모르고 컴퓨터만 계속 들여다보던 때도 있었다. 강하게 몰두하는 단점은 끝장도 빨리내는만큼 싫증도 빨리낸다는점이다. 미술했다 음악했다 사업했다 변신은 잘한다.


취미로 콜렉션 모으기를 시작할때도 나는 거의 끝장을 보는 스타일인데 다른것으로 관심이 옮겨가면 미련없이 내다버린다. 보관할 장소도 문제지만 관리가 안되면 전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어릴땐 딱지 장난감등을 모았고 커서는 음반이 그랬고 비디오 DVD등을 모을때도 진귀한 것들을 찾아다니며 몇천장 단위로 모았으며 컴퓨터도 마찬가지로 초창기 매킨토시부터 시리즈별로 업그래이드 해서 콜렉션 종목을 바꿀때마다 억대의 비용을 지불하였다.


사업할때는 명품 옷과 구두등을 모아 나중에 팔아치우면서 몇년간 무의도식하며 생활비로 충당하기도 했다.그림에도 빠져봤고 음악에도 미쳐 청춘을 다 보냈으며 주식에도 빠져봣고 MTB, 야영 캠핑장비 모으기등 온갖 잡다한것들을 관심이 생길때마다 광적으로 해봤는데 결국 질릴만큼 하고서야 그 재미를 놓을수 있었다.


관심이 사라진 이후엔 그동안 벌려놓은 것들이 쓰래기가 되는것을 수십차례 경험했는데 관심이 있을땐 보물이자 재산이지만 관심이 사라지면 그것은 애물단지요 쓰래기로 내다버려야 되는것을 깨닫고는 지금은 아예 예전에 관심있던 물건들은 쳐다도 보지 않게 된다.



내가 명품이나 다른 사람들이 관심갖는 물질등에 관심이 없는것은 해볼만큼 해보니 물질의 풍요는 정신적 공허함을 메꾸기 위해 그 한도를 끊임없이 확장하게 된다는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물건을 습관적으로 사들이는 쇼핑중독이란 것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에고는 정신적으로 공허감이 클수록 물질로 그것을 채우려 하는 습성을 가진다. 또는 그 반대로 갈수도 있다. 물질이 차는만큼 공허감의 사이즈도 커져서 항상 더 채워야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고 관심자체를 끊지 않는한은 콜랙터의 수집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물질중독에서 어느정도 벗어나면 이번엔 물질이 아닌 '지식'을 콜렉션 하는 행위을 하게 되는데 이것도 중독 현상을 불러 일으키며 마찬가지 룰이 적용된다. 중독은 에고가 즐기는 놀이이기 때문인데 그런 모든 중독에서 벗어날때 에고는 힘을 잃게 된다. 더이상 에고가 무언가를 수집하고 무언가를 찾아 두리번 거리지 않을때 에고는 자신의 놀이의 덧없음과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자칫 에고가 자신의 모든것이라고 느꼈던 사람들은 우울증에 빠질 위험성도 있다. 북유럽 선진국의 편안한 노년을 누리는 노인들 자살 대부분은 금전적 불만이 아닌 삶의 무상함과 외로움 때문이다. 더이상 에고가 누릴 놀이가 사라지면서 영혼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그런 선택을 하기도 하는듯 하다.


대부분 서양인들은 영성이라고 하면 죽어야만 갈수있다는 카톨릭과 기독 계열의 '천국'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아 종교에서는 이런 선택을 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 '자살은 죄' 라는 가르킴을 펼치기도 한다.


불교에서도 '살생을 하지말라' 라는 부처의 계율이 탄생한 계기가 삶은 고통이고 죽음 이후는 극락과 같은곳에 가게된다 라는 부처의 말을 듣고 제자들끼리 서로 극락에 가라고 죽여주는 것이 유행하자 내놓은 극단적 계율이란 설이 있는데 에고는 이렇듯 재밌는 놀이가 사라지면 그것으로 자신은 끝이라는 생각을 품게된다. 모든 중독 놀이를 마치고도 신성을 찾지 못할때 에고는 그렇게 육체와 함께 죽음을 맞게된다.


물질적 만족을 아예 처음부터 채울 기회가 없고 사회적으로 소외당한 에고들이 그 반대 급부로 영성등에 매달리는 경우도 많이 봤는데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탓인지 영성인 이라는 부류의 사람들 대부분이 이기심과 독선등은 일반 사회생활을 하는 에고들보다도 더 강한 경우를 수도없이 봤다.



나의 경우, 의학,철학, 물리학, 영성 관련책들을 주로 도서관에서 빌려보는데 유독 영성관련 책들만 온갖 낙서에 밑줄로 너덜너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파트책들은 그런 경우가 거의없는데 도리어 인기없는 영성관련 책들만 이런현상이 두드러진 이유에 대해 내릴수 있는 결론은 한가지이다.


영성에 관심있고 공부하겠다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공공질서에 무심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 이다. 영성 분야 책들을 빌리려고 책들을 뒤적이면 밑줄근것 때문에 짜증나서 빌리려다 말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에고를 벗어나겠다고 원숭이 에고가 벌이는 짓거리에 짜증과 한숨이 난다. 아마, 영성관련 책들만 빌려읽는 분들은 원래 도서관 책들은 그런것이라고 잘못 인식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듯한데 여러분야 책들을 읽는 나같은 경우엔 영성관련 파트만 책이 너덜너덜한 경우가 많아 도서관에서 짜증나는 유일한 경우가 영성관련 책들을 고를때이다. 남들이 그러니까 나도 따라한다란 것인지..영성관련 도서 빌려줄때엔 인성검사 합격증이라도 있어야 할판이다.


그렇게 새벽에 일어나 여행상품 뒤지다 80년대 홍콩영화를 두편보고 워킹데드를 좀 보다가 도서관 가서 죽치고 이것저것 책들을 보다가 책좀 빌리고 부페를 가려고 나갔다가 차가 막히는거 같아 귀찮아서 동네 식당에서 갈비탕을 포장해 집에 들어와 김밥이랑 먹고.. 뭔가를 계속 해보지만 썩 끌리는것도 없고 재미가 있지않다. 하고싶은데 못하는것이랑은 완전히 달라서 에고의 삶이란 중독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스스로가 느낀다.


에고의 중독 집착놀이가 멈추면 '존재' 의 상태로 머물기가 한결쉽다..내가 죽어가는것이 아니라 50년을 까불어댄 에고라는 원숭이가 드디어 죽어가는것을 바라보고 있는것 같다..내 의식은 그것과 비례해 점점 또렷해지고 더 클리어 하게 살아난다..50년간 재미를 찾아 날뛰던 그 원숭이는 진정한 내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https://brunch.co.kr/@yemaya/729


작가의 이전글 후배 지인들과의 즐거운 파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