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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Sep 27. 2019

뷰티 인사이드, 나 아닌 나 Really?

나라고 규정짓는 외모는 무엇일까..


주기적으로 다른 사람 외모로 변신한다는 발칙한 상상으로 눈길을 끌었던 영화가 있다. 한효주 주연인 '뷰티 인사이드 (2015)' 란 영화인데 '외모가 달라져도 알아볼수 있는 사랑' 이라는 주제로 달달한 멜로로 인기를 얻어 16부작 드라마(2018)로 다시 만들어졌다. 다른사람 외모로 바뀌는 이유와 근거는 충분히 없다. 그냥이다. 장기고객 쿠폰 쓸데가 없어 올레 TV 로 쓰잘데기 없이 봤네..


TV 드라마로 재구성 하면서 소재만 같을뿐 내용은 싹 바꿨다.달달한 발라드 도배하고 재벌과 여배우, 금수저들이 세상의 모든 불행을 다 짊어진듯 울고 난리 치는게 한물간 한류 드라마 성공 공식 틀을 그대로 답습한다. 유일하게 잡다한 알바만 하며 흙수저로 재벌미녀 여친을 낚은줄 알았던 주인공 친구 ( 구혜선과 결혼해 잡음 일으킨 안재 분 ) 마저도 끝에는 전설적인 서울대 법대 수석 졸업생 이었다는 대수롭지 않은 대사를 남발한다. 그래 그래야지.. 세상은 온통 그런 사람들 천지 일지도 몰라. 지난 모든 드라마가 그랬으니까. 이젠 재벌 청춘남녀 연애가 식상할때도 됐다고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 보니 아직도 Ing 인가? 누구나 다 아는 뻔한 공식에 어거지로 짜맞춘 관계와 우연들을 보면서 인도 영화들이 생각난다. 


속보이는 드라마에서 괜히 유일하게 인상깊은 장면이 하나 있다. 주인공이 노인 얼굴로 바뀐후 아무 이유없이 다시 돌아오지 않아 사랑하는 사람곁을 떠나려 하는 장면이다.


당신 정말...
미안해요..나 얼굴이 돌아오질 않아요 .


남자가 괜찮아 당신은 당신이니까 껴안아 주니 바로 마법이 풀려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달달한 사랑놀이 드라마로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과연.. 실제라면.. 어떨까.. 계속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젊고 이쁜 사랑하는 여인이 할아버지로 변했는데 그래도 상관없이 껴안아 주고 같이 잠을 잘수 있을까.. 아무리 영혼이 아름답다 해도 전생에 죽고 못사는 연인 이었다 해도 이생에서 처음부터 할아버지 외모 였다면 다시 사랑이나 할수 있었을까.. 


반대로 할아버지 였던 영혼이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몸으로 변한다면?어떤것이 진짜 그 사람 이라는 기준은 무엇으로 정해야 하는가.. 오로지 기억이라는 데이터가 자신이 그 사람이라고 주장할수 있는 빈약하지만 유일한 근거이다.




커피 한잔을 위한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것이다. 예전 같았음 바닷가 가면 회에 소주한잔은 필수 였겠지만 술을 안먹고 잠도 잘 안자고 음식을 잘 안먹는 내가 새로 적응하려 하는 나만의 여행 방식이다. 당진 바닷가 카페가서 과테말라 커피 한잔 마시고 오는데 하루를 다 소비한다. 지인이 가꾸었다는 텃밭도 구경하고 새로 이사한집 구경도 하고 겸사겸사.. 


껍데기가 아닌 내부 본질을 볼줄 아는것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정확하게 '그것' 이라고 하려면 본질과 껍데기를 하나로 통합해 지칭하는 것이다. 향수는 작은 향수병에 담길때 그 가치가 생긴다.포장보다 내용물이 중요하다고 1리터 패트병에 최고급 향수를 담아 싸게 판다면 향수 회사는 망한다. 병과 액체가 하나가 될때 우리는 그것을 비로서 그 '향수' 라고 한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에 그려져있는 미켈란젤로 자화상


육체가 없는 의식은 '귀신' 이라고 한다. 인간 이라고 칭하려면 육체가 있어야 하고 그 육체와 정신을 통칭해 '그 사람' 라고 하는 인간 개체가 만들어 지게 된다.인간과 귀신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그것이다. 한정된 육체안에 갇혀있는가.. 아예 없는가.. 만약, 육체를 지배할수 있는 나가 있다면 나는 인간인가 귀신인가.. 


정답은 뭔짓을 해도 육체가 있다면 무조건 인간이다. 남들과  다르다면 특이한 인간이다. 전 세계에 특이한 인간들 진짜 많다. 가끔 현재의 몸과 지난 기억을 무시하고 죽은 귀신을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나본데 그런경우는 빙의 내지는 망상 이라고 보면 된다. 수천개의 인격이 한몸에 공존하는 다중인격이라는 정신병도 실제로 있다. 전생이란것이 있다해도 그것은 기억을 공유한 다른 사람일 뿐이고 지금 존재하는 이 몸과 의식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내 의식은 아이같고 아직 청춘인데 내 몸은 늙고 병들어 있다면 남들이 보는 나라는 인간은 정확히 늙고 병들은 인간인것이다.. 외모는 달라져도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본질만을 나라고 고집 할수는 없는 법이다. 학생에서 오빠에서 아저씨로 아버님에서 할아버지로 자신에 대한 명칭이 계속 바뀌어 간다. 그것이 육체를 가진 인간의 어쩔수 없는 한계이다. 그것을 알기에 에고인 인간은 그렇게 나이를 먹어갈수록 재산,권력, 명예, 자신에게 뭔가를 부여 는것에 집착하게 되는것 같다. 그 포장만이 자신을 나타낼 유일한 증명이라고 믿으니까.. 


Sara Settembre (September Morn) - Adrea Bocelli:

https://youtu.be/s7P85ZqJy3k

눈이 안보이는 보첼리는 어쩌면 인간의 본질을 더 잘 알아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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