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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Dec 18. 2019

과한것 보다 조금 부족함이 낫다.

새로운 삶의 모습 받아들이기..


근래들어 인간의 만족과 행복도에 관한 많은 깨달음이 있다. 무엇이던지 과한것 보다는 조금 부족한것이 더 가치를 지니게 만들고 만족을 준다는 사실이다.  '장애' 라는 개념도 상대적인 것이며 스스로 자학하는 마음 역시 스스로의 만족도 느낌보다도 '남보다 못하다' 라는 비교 의식이 그 본질이다.


열심히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사모으고 LP,CD,DVD를 정가대로 하나둘 사모을땐 보물이자 재산이 된다. 그러나 수천 수만장을 넘어가게 되면 따로 부유층 처럼 별도 서재공간이 없을경우 처치곤란 쓰래기 취급을 안할수가 없게된다. 옷이나 신발등도 마찬가지다. 공간의 여유가 없을시는 값비싼 피규어 콜랙션도 박스에 담아 창고에 쳐박아두는 장난감 쓰래기가 돼 버린다.


과거 개봉관 몇개에 불과한 시절에 극장가서 선택권 별로없는 영화 한편 감상이 일생 기억에 남는 멋진 경험이자 추억이 됐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원하는 영화를 언제든 맘만 먹으면 수있는 세상이다.


하루에 영화를 몇편봐도 크게 감명 깊거나 영화를 봤다고 인생이 행복 하지는 않다. CD, DVD 수천편을 모아봐도 쓰래기 더미처럼 느껴질 뿐이다. 옛날에 비디오 하나둘 사모으다 방안이 비디오 대여점처럼 변했던 경험도 있다. DVD 나오면서 전부 갖다 버리느라 고생좀 했다. 지금은 DVD 가 그런 취급을 당한다. 젊을때 대형 스크린에 스튜디오에 개인 극장도 가져봐서 그런 외형적인 것에 미련 일체없다.


80년대 엉터리 홍콩 영화 한편을 극장에서 봐도 인생에 남는 멋진 추억이 되던 시절과 영화 홍수속에서 멋진 영화를 아무리봐도 크게 즐겁지 않은 현대의 생활. 뭐든지 귀한것이 아니게 돼면 가치가 떨어지는것, 마음이 그것을 판단한다. 뭐든지 즐겁고 귀한것이 되려면 부족해야 마음이 끌리게 되는것 같다.


살아있다는 숨 한모금과 한 호흡에도 행복과 충만감을 느끼는 마음이 진정한 순간의 삶을 누리는 방법이다.


RETURN TO THE BLACK


'장애'라는 개념은 '정상'이라는 개념이 선행 되어야 한다. 그 정상이라는 개념은 철저히 다수결에 의한 확률 통계로서 정해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대다수 집단에서 벗어나는 '비정상' 이라는 것을 두려워 한다.


우리세대가 어렸을적 70년대는 초등학교 한반 60명중 안경을 쓴 아이가 한두명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들은 '네눈박이' 라는 신기함에 대한 놀림을 당했고 치아교정 같은것을 한 아이도 한명 있을까 말까 해서 당시 007 시리즈에 나왔던 악당 캐릭터인 '죠스이빨' 이라는 놀림을 당해야 했다. 지금은 그런 아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안경이나 그런것들이 전혀 놀림이나 열등감의 표식이 아니게 됐다. 도리어 어른들처럼 안경을 패션으로 여기는 아이들도 있다.


내장이 없는것은 한국에선 법률적으로 장애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손가락 마디 하나만 없어도 장애인으로 인정받고 장애인 등록으로 여러 혜택들이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내장은 몇개가 없던지간에 장애인이 아닌 법률적 정상인 이다. 위장,비장,췌장,대장이 없이 뱃속이 텅빈 나 역시 법률적 장애인이 아니다. 그러므로 장애인주차 이런 혜택 없다.


장애라는 개념은 맘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식사와 술자리를 일반인들 처럼 어울려 맘껏 취하면서 즐기지 못하는것은 장애가 아닌 내가 다른 종이라서 그렇다. 취침 싸이클이 다른것도 마찬가지고 커피를 주식처럼 마셔대는것도 개성일뿐이다. 특별하게 내가 생활이 불편하다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이상 남과 다른 패턴의 수면과 식생활에 대해 자탄하거나 남에게 동정해 달라고 투정할 이유는 없는것 같다.


특별하게 물어보지 않는 이상은 시치미때고 일반 사회속으로 슬쩍 끼어들기. 술을 못 먹어도 상대가 양해만 해 준다면 같이 안주빨 세우며 술자리에 어울리는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술자리가 파하고 운전이 가능해 대리운전 비용이 필요 없는것은 반사이익 보너스쯤 되겠다. 대신 취한 친구들 운짱 노릇도 해준다.


먹는것과 잠자는것에서 얽매여 있는 자신을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면 '불쌍' 한 사람이라는 동정심을 가질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장기하 노래인 '그건 니 생각이고' 이다. 배가 찰때까지 먹고 취할때 까지 마셔야 만족을 느끼는 쪽과 먹지 않거나 아주 적게 먹고 취하지 않아도 만족을 얻는쪽, 어느쪽이 더  본능적 부분에서 자유로운지는 그 기준이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흡연은 여러 종류를 즐기지만 음주는 이미 3년 이상을 금주 한바 있어 궂이 모험할만큼 크게 땡기지는 않는다. 소주도 사탕 빨아먹듯 혀로 찍어 맛만 즐긴다.


50킬로 몸무게도 적당하고 행사딱지 붙은 저가 와인도 가격 부담이 없어 적당하다.


내장들이 없는 나를 정상이라고 기준을 잡는다면 이 세상 모든 인류가 비정상이다. 나에 비하면 인간들은 너무 많이 먹고 비효율적인 에너지 운영방식으로 무겁게 육체를 운영한다.  생각이 틀렸고 억지라고 다수결로 강요한다 해서 내가 장애를 가진 B그래이드 인간 이어야 한다는 대중적 집단의식에 기권 하거나 기죽을 이유가 없다.


스스로를 남들과 다르다 해서 장애를 가진 인간이라고 자학하는 분들은 그런 깡다구는 있어야 비굴한 마음없이 사회적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살아갈수 있다.


물론, 나에게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내장을 되돌려 받는쪽이겠지만 되돌릴수 없다면 새로운 모습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여건에 맞춰 다시 시작하는것이 현명하다. 인간은 감정에 함몰돼 그 정도 판단을 못할만큼 원시적 이진 않다.  아무런 이익이 없는 절망과 좌절 보다는 지성적 인간이라면 그 편이 훨씬 삶에 이익이 됨을 알수 있을 것이다.


의식을 바로 세우면 몸도 수긍하고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것을 인간들은 가끔은 '기적' 이라고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상식 이라고 하는 안정되고 고정된 집단틀을 벗어날 선구자적 용기를 가진 의식들에게만 허용된 삶의 모험이자 어드벤쳐 이다. 단지 숨쉬고 살아간다는 것 만으로 앞으로 펼쳐질 나의 시간들이 바로 이런 도전, 모험으로 가득찬 어드벤쳐가 된다.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 제목도 있지만 그저 살아있음을 느끼며 지내는 시간이 바로 그런것이고 인생이란것 같다. 향기로운 술과 맛있는 안주를 탐닉하면서 지내버린 지난 삶들은 이미 지난 삶의 추억들일뿐..  망각의 시간속으로 던져 버리고 이번 겨울은 새로운 몸에 적응하는 삶을 받아 들이기, 새롭게 시작할 준비를 한다. 


https://brunch.co.kr/@yemaya/333


아프지 말자. 몇년전 생애 마지막 크리스마스 라고 생각하고 샀던 트리를 올해 다시 꺼낸다. 지난 시간들을 단순히 슬프다 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아름다우면서 말랑말랑한 애잔한 감정, 멜랑꼬리 라고 표현하는게 어울리는것 같다. Again Merry X-mas Happy New Year. 다시 시작이다.


Oblivion - Quinteto Buenos Aires - Royal Phil

https://youtu.be/FxDF6-e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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