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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빈 시간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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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an 15. 2020

행복한 사람 & 육체의 주권 되찾기..


같은 동기들중에선 가장 모범적으로 스탠다드 중산층으로 자리잡은 동생이 나에게 습관적인 앓는소리를 한다. 20년 넘는동안 내내 앓는 소리만 들었던것 같다.


"형이 몰라서 그래. 형이 제일 행복한 사람이야. 애들 안 키워봣지? 돈이 얼마가 들어가는지 상상도 못할거야"


중년들이 돼서 자식들 대학갈때 되고 하면 이런소리 진짜 많이 듣는다. 우리 형도 만날때마다 나에게 하는 소리다. 진짜 코메디 보는것 같아서 크게 웃었다.


"나 보고 그런 얘기하면 안 웃기냐? "

"형이 몸 아프고 그런건 할말 없지만 그것만 빼면 형이 제일 행복한 사람이야."


??????


말이 되는것이 한 마디도 없다. 내장 다 뜯어내고 몸 아픈거 하나만으로 죽네사네 하는 사람 천지인데 그것만 빼고?



와이프 한테 신형 외제차 사주고 자기도 대형세단 몰고 집도 몇채 갖고 있다면서 빈털터리 알거지나 다름없고 암걸려 몸뚱아리 다 작살난 중년 노총각인 나에게 할말은 아니지 않나?ㅋㅋ 그냥 재밌고 웃겨서 을수 밖에는 달리 할말이 없었다. 죽을병 걸리고 빈털털이 돼도 남들에게 그런말 들을줄은 몰랐다. 누가 누구를 위로해 줘야 되는건지 상식이 잘 안 맞는다.


말의 요지는 하나다. 가장으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자기는 걱정이 많고 나는 혼자라 항상 한량으로 걱정이 없어 보인다는 것 단 한가지 이유이다. 일장 일단, 부러우면 나랑 바꿀까? 하면 다들 질색을 할거면서 말로만 부럽다 니가 제일 행복하다 가져서 힘들다고 없는 사람에게 말 안되는 소리들 한다. 그럼 가진것이 너무 많은 빌게이츠는 얼마나 힘들겠어.


어쨌건 불필요한 걱정들을 다들 쌓아놓고들 산다. 닥치지 않은 먼 미래 노후 걱정까지 잔뜩 밀려있어서 언제 걱정이 끝날지는 기약이 없다. 걱정 자체가 살아가는 방법으로 자리잡은 경우다. 걱정부자로 삶의 습관이라고나 할까.


부모님들이나 식구 형제들도 그렇고 에고들의 삶은 걱정을 해야 한다고 다들 강박증에 빠져서 뭔가 아무거나 껀수만 걸리면 붙잡고 고민과 걱정을 한다. 빤하게도 90프로 이상은 돈 타령이다. 얼마를 벌건 재산이 얼마건 상관없이 다들 사회 시스템에 쇄놰 당한것이 분명하다. 더 늙으면 이젠 건강 걱정 타령한다.


내가 정말 행복해 보여서 그런것인지 습관적으로 앓는소리 하고 싶고 자기 힘들다(?) 하소연 하고 싶어서 인지 뭐 그런게 중요한건 아니다. 다들 내가 행복한 사람이다 부럽다 말해주면 어처구니 없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죽을 사람처럼 보이진 않는다는말 이니까. 



분유와 핫초코의 효과가 나타나 제법 허리가 굵어진듯해서 재보니 몸무게 52킬로다. 2킬로 늘었다. 오호 드디어 바람빠진 풍선같은 몸에 살이 채워지기 시작한다.


내장들은 어느정도 통제가 가능해졌고 남은건 굽은 등뼈 이그러진 얼굴 뼈다구와 살 피부다. 올해는 이것들 사람 모습으로 다시 복구에 전념할것이다. 2년 넘게 침대에 눞지못하고 의자에서만 있어서 등뼈가 굽었다.  교정해서 '늠름' 이거 가져야겠다.



에고가 자기몸을 통제하지 못하는건 몸의 주인이 아니란 이야기 이다. 소화기관과 오장육부에 인공지능 센서가 달려 있다는걸 에고는 알지 못한다. 알아도 통제에는 속수무책 이다.


신경쓰면 변비나 과민성 대장증상 앓는사람 많다. 그것은 의식과 소화기관이 서로 연결돼 영향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에고는 일방적으로 영향만 받을뿐 소화기관을 통제하지 못한다. 신통하게 내 내장들은 자동센서로 상황에 맞춰 각기 다르게 작동한다. 집에 있을때 화장실 10번 간다면 외출시는 1번 갈까말까다. 음식물 흡수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내장에 알아서 대처하는 인공지능을 달아논것 같다. 내장이 많이 부족하고 없는대신 하이브리드로 진화해 가는중이다. 이건 나중에 좀더 구체화 돼면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올수도 있겠는데 지금으로선 그렇다는것만, 나도 테스팅 외출을 자주 하면서 알게된 사실이다.


도 닦으려면 엄한 다른것 공부하지 말고 오장육부 자기몸 시스템 통제 공부 부터 하는것이 맞다. 명상으로 뭐봣네 뭐봤네 하기보단 차라리 집에서 넷플릭스 보는게 더 재밌는거 많다. 자기 몸 하나 통제 못하면서 에고 원숭이가 아닌척 근엄하면 그것도 웃기다.


아침돼고 조금 있으면 또 나갈 예정인데 어젯밤에 들어와 친구 녀석도 전화로 걱정타령 하고 수다 떠는것 시간 들어주다 보니 날이 넘어가서 잠 안자고 혼자서 먹고 놀다가 또 아침돼서 나가는것이다. 밤에나 들어올테니 삼일 안자고 돌아다니는 셈이 된다. 잠자는것 수면도 얼마던지 원하는 주기로 통제가 가능하다. 그 메카니즘에 대해서 나 역시도 뇌 프로세싱 작동 이란건 알지만 설명은 못하겠기에 지금으로선 그저 그렇다고만 말할수 밖에 없겠다. 원리에 대해 명확히 알게돼면 좀 더 자세한 설명이 가능하겠다.


어쨌든 자기몸 오장육부를 상황에 맞춰 의식으로 통제가 충분히 가능 하다는것. 아직 프로토콜이나 메뉴얼 레시피는 설명이 잘 안돼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쯤으로 여겨도 상관없다. 나 역시 실험중으로 아직 숙련이 덜돼 육체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노련하지가 않아서 몸으로 때우는 공부중임. 리포트 작성은 나중에 기회되면..


요즘 꽉 막힌 자유로를 운전하다 보면 사회에서 벗어나 죽음과 노닐던 시간들이 참으로 편안한 휴식 이자 깊은잠 이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만큼 삶에서 생생히 깨어있는 도시속 생활은 전쟁이자 난장판이다. 3년 죽음과 노닌 덕분에 아귀다툼인 교통 지옥속에서도 짜증과 분노를 통제하는 뇌파조정을 배운것 같다. 돌고래 뇌파로 고고고골....의식이 잠기며 뇌파 통제 법을 깨어난 삶을 통해  배운다. 인간을 배우고 에고 한계를 안다면 의식이 이전과는 달라질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화의 시작이다.


Mi Mancherai - Josh Groban  - Il postino (El cart…:

https://youtu.be/hLU_sexiTQ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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