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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Feb 01. 2020

Coffee Time & 감사한 선물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으로 거리가 썰렁함에도 먼길을 찾아와 주신 고마운 브런치 독자 분과 나누는 주말의 커피타임.. 예상대로 일산 번화가 임에도 거리가 한산하다.  나 역시 나를 위해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  


각 건물마다 무료 주차장이 있지만 문화공원 라페스타 주변을 자유롭게 돌아 다니기 위해선 차가 없는편이 편하다. 주차비가 저렴해 보통 호수공원에 주차하곤 아무데나 돌아다니곤 하는데 호수공원 주차비가 50% 올랐다. 그래도 유료치곤 저렴하긴 하다. 분당 100원에서 150원으로 인상.. 시간당 600원에서 900원.. 서울시내에 비하면야.. 신경쓸만큼 부담가는 수준은 아니다.(홍대는 시간당 12.000 원 !)


맛있는 커피집이 널려있지만 나의 선택은 맛보다는 의자가 편한곳이 난것 같아서 체인점 커피집에 자리를 잡는다.



멀리서 와주신것만도 감사한데 정확한 취향저격 선물까지.. 내 형편엔 과분한 프리미엄 최고급 코코아 가루(1926년 설립, 전통있는 해외 유명 브랜드로 맛있기로 소문난 고가의 명품 초콜렛 브랜드)와 원두커피다. 선물 고르느라 얼마나 신경 썼는지 보이는듯해 그 정성에 감사 또 감사다.


그러고 보니 몇년간 내가먹은 고가 보양식은 전부 선물받은 것들이다. 내 돈주고는 절대 못 사먹을 차가버섯, 굼뱅이즙, 관장님홍삼등.. 십여만원 어치의 전자담배 액상과 최신형 기기들.커피머신.. 수제향수에 고급 냄비 공기정화 화분까지.. 유황닭과 후배가 차로 한가득 실어다준 수십만원 어치의 각종 건강 보조식품들도.. 그동안 받은 선물들에 새삼 감사를 느낀다.


돈이 없어도 항상 먹거리 기호품도 떨어지지 않게 최고급으로 호사 문화를 누리는것 보면 내가 확실히 운은 없어도 복은 있나보다. 내가 삶에서 가장 가진것 없고 죽음 이라는 밑바닥에 떨어졌을때 선물 받은것들이라 그 마음들이 더 값지게 느껴진다.


요즘의 나에겐 코코아 와 커피는 주식과 같아서 먹을때마다 감사한 마음 잊지 않을께요.. 감사합니다.



치마바지가 제법 어색하지 않을만큼 익숙해졌다. 안에 깔깔이 패딩바지를 껴입어서 바람이 들어올 염려는 없다. 치마바지 입은 남자가 흔치는 않기에 한눈에 나를 알아보신다.


찾아주신 분은 불교를 믿는다는 분으로 나에게 수행자 냄새가 난다고 하시는데 수행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특별히 신경쓰는것 없이 그저 남들처럼 숨쉬고 살아갈 뿐인데 살아가는것을 수행이라고 하는걸까.. 불교신자가 말하는 수행이란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목탁 때리기나 염불을 외우는 행위를 수행이라고 하는거라면 그런건 나와는 상관없다. 살아가는 자체가 수행이고 그렇다면 즐겁고  올바르게 치우치지 않고 사는것이 중요 하다고 본다. 모두가 올바르게 살아 간다면 반항하기 위해 삐뚤어진 행동이 튀는것일 테고 대다수가 지금처럼 원숭틱 무지하게 산다면 나는 혼자서라도 올바르게 살아서 튀어볼것 같다. 그런걸 청개구리 기질 이라고 한다. 남과 똑같은건 싫어.. 난 왼손잡이야.



브런치 독자분들은 각기 관심 분야가 다르다. 한권씩 주문받아 인쇄하는 비현실적 가격의 책을 구입 하셨다고 하셔서 투병 기록에 관심을 가지신 암환자분 아닐까 했는데 인간관찰 기록인 '인간2 보고서'를 구입하신 분이다.  정확히는 투병생활중 길양이 들과 누는 포스팅을 검색을 통해 보고 고양이에 관심을 가지신 건강하신 '캣맘' 이시다. 동물 사랑하는 사람들과 채식주의자 분들도 내 브런치에 관심을 가지는것 같다.



개를 잃어버려서 찾는다는 공고는 많이 본것 같은데 일산 호수공원 나무들마다 개를 줏어서 주인을 찾는다는 정성들인 공문들이 보인다. 칼라 프린트에 코팅해서 리본줄까지..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이렇게 정성을 들이는 경우는 처음 보는지라 마음이 뭉클..어떤 사람일까.. 정성이 참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먼길을 찾아와 감사한 선물 나눠주신 캣맘님도 그렇고 세상엔 아름다운 소통을 원하는 이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세상은 왜 이렇게 각박한것 처럼 보이고 뉴스는 험악 하기만 하고 다들 풍요속의 빈곤을 느끼며 힘들어 하는것인지.. 아직 100마리 원숭이가 채워지기엔 조금 부족한 때문일까 아니면 사회 구조적인 시스템에 눌려 다들 돌파구가 없어서일까..


20여년 가까이 그동안 뿌려논 마법의 씨앗들.. 여기저기 감춰두고  흩어진 조각들을 모으게 되는 날이 온다. 그들이 다시 모여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 세상은 분명 바뀐다. 나는 객기로  허튼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The Children's Waltz Theme:

https://youtu.be/Oq4egrkE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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