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마세요!

- 이곳에 지원한 "여자+경력직"에게 하고 싶은 말 -

by 예민아씨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 약칭: 남녀고용평등법 )

[시행 2020. 12. 8.] [법률 제17602호, 2020. 12. 8., 일부개정]


제1장 총칙 <개정 2007. 12. 21.>


제1조(목적) 이 법은 「대한민국헌법」의 평등이념에 따라 고용에서 남녀의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보장하고 모성 보호와 여성 고용을 촉진하여 남녀고용평등을 실현함과 아울러 근로자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함으로써 모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문개정 2007. 12. 21.]


제2장 고용에서 남녀의 평등한 기회보장 및 대우등 <개정 2020. 5. 26.>


제1절 남녀의 평등한 기회보장 및 대우 <개정 2007. 12. 21.>


제7조(모집과 채용) ①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사업주는 여성 근로자를 모집ㆍ채용할 때 그 직무의 수행에 필요하지 아니한 용모ㆍ키ㆍ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0. 6. 4.>

[전문개정 2007. 12. 21.]


제8조(임금) ①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② 동일 가치 노동의 기준은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 조건 등으로 하고, 사업주가 그 기준을 정할 때에는 제25조에 따른 노사협의회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③ 사업주가 임금차별을 목적으로 설립한 별개의 사업은 동일한 사업으로 본다.

[전문개정 2007. 12. 21.][전문개정 2007. 12. 21.]




아직도 근로(연봉)계약서에 사인하던 때가 생생하다. 서늘했던 공기, (시끌하던 주위와 달리) 물속 공기방울 안에 갇힌 거 같이 멍해지던 내 기분, 그리고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_내게 께름칙한 조건을 디밀고 있어_꽤나 방어적으로 느껴졌던 인사팀 과장님의 표정.


(나) "왜 대리 3년 차인가요?"

(인사팀 과장) "저희 회사는 여자의 경우, 사원이 만 5년 예요." (남자는 만 3년)

(나) "연봉은 더 올릴 수 없는 건가요?"

(인사팀 과장) "네, 연봉 테이블로 치면 대리 3년 차에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 예요. 최대한 맞춰드렸어요, 더 이상은 어렵습니다"


과장 2년 차에서 대리 3년 차로 "직급 깎이" 근로계약서에 사인했던 이유는 하나였다. 이곳에선 여자는 사원 기간이 만 5년이라는 점. 그러니, 다른 이유도 아니고 이곳의 모든 여자가 겪는 근로조건이니 받아들여야 한다는 (무지한) 생각.


그때 알았어야 했다. 이곳엔 말도 안 되는 남녀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러나, 무지하게도_그간 연봉/계약 협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사실은 못했던) 경력을 살려_이 조건을 받아들였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옛말은 이럴 때 써먹는가 보다.

"나는 이곳에서의 첫 단추를 더럽게도 잘못 뀄다"


그리고, 많은 경력직 동료분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놀라운 사실.

이곳에 온 대부분의 "경력직+여자"분들은 인사팀 KPI가 아닐까 할 정도로 대리→사원, 과장→대리, 차장→과장 등 "직급 깎이"가 디폴트라는 것이다(또한, 직급이 동일하더라도 2~3년을 기본으로 "연차 깎이"에 들어간다). 그러나, "경력직+남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직급 상승"이 디폴트였다. 실제 나보다 두 달 정도 먼저 들어왔던 다른 팀 남자 경력직 동료분은 더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3년 경력에 대리 1~2년 차였다.

보너스로, 더 놀라운 사실은 심지어 임원 채용 시에도 남녀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회사 규모와 무관하게) 전무로 오기로 하셨던 여자 임원분은 상무로 오신 반면, 이전 직장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되었던 남자분은 이곳에 상무보로 채용되었다.


물론, 이직 시 근로계약서는 협상하기 나름으로, 가끔 인사팀 KPI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같이 일하는 동료분 중에는 지인을 통해 이곳의 문화와 근로형태를 미리 알고, 채용조건을 몇 차례 거절한 끝에 본인 직급과 연차를 그대로 인정받고 들어온 분도 있다. 또 다른 동료는 이전 직장에서 대리 2년 차였지만 직급만은 지키겠다며 대리 0년 차로 협의해 입사했다.


그러니, 이런 계약에 사인한 본인에게도 큰 잘못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의 깨달음 하나 :

"그 고됨을 겪고 쌓아올린 나의 가치는 내 스스로가 지켜내야 한다는 것"

"남녀를 차별하는 고용조건이 있다면 무조건 걸러야 한다는 것"


나는 이곳에서 이전 직장들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남녀고용'불'평등과 '유리천장'을 뼈저리게 느꼈고, 이 worst case를 토대로 건강한 조직문화를 갖춘 곳을 가야겠다는 또렷한 기준이 생겼다. 자칫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가르쳐주었고, 직장을 보는 안목을 만들어준 이곳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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