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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떠는 옌 Feb 16. 2023

우리도 낯선 사람이었다.  

Hello, Stranger. Goodbye, Closer.

[Hello, Stranger]


"안녕, 낯선 당신."


세상은 낯선 사람투성이다.

그런데, 어느새 그 낯선 사람들이 지금의 가장 소중한 이가 되었다.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을 통해

가장 낯설던 사람이

지금은 가장 가까이 존재하고 있고,

가장 가까워서 잃기 싫었던 사람이

지금은 가장 낯선 사람이 되기도 했다.


무섭다. 이런 관계의 반복이.

가끔 관계를 돌아보면 궁금해진다.

"왜 이 사람은 나를 봤을까. 왜 나였을까."


이런 생각은 낯선 사람을 받아들이는 태도와도 직결된다.

나는 낯선 사람에게 선 듯 다가가지 못하는데. 당연하다.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그래서 먼저 다가와 주는 사람들이 신기했다.

왜 나에게 다가왔고, 짧은 순간에 어떤 느낌을 받아서,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먼저 말을 건네고 내게 손을 건넸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모순되는 말이지만, 덕분에 꽤나 쉽게 마음을 주기도 했다.

내가 그 사람의 진가를 빠르게 알아채지 못한 것뿐이지,

어차피 엮였을 운명. 그 사람이 내 진가를 먼저 봐준 것은 감사한 일이니까.

그렇게 알게 된 사실인데, 나는 사람을 꽤나 좋아하는 사람이었더라.

생각보다 많이.


사람 좋아하는 일은 참 모순적인 것 같다.

너무 좋아질까 봐 무서워서 마음을 다 주지 못하겠다고 생각할 때부터 

이미 꽤나 주고 있었을 테니까.

내 사람에게 받은 상처도 물론 컸지만, 

다 줄 것 같았던 나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작아지고 변한다는 걸 알았을 때.  

오만했던 과거의 나랑 마주하고 다시금 알게 됐지.


나도 그들에겐 똑같은 낯선 사람이었다는 걸.  




가끔 그런 날이 있다.

내 마음이 더 크다고 느껴지는 날.

나중에 분명 더 큰 상처를 받는 쪽이 나일 것만 같은 그런 날.

더 애쓰고 있는 쪽이 나라고 느껴진 날.


그래서 묻는다.

"그땐 왜 나였는지. 지금의 네겐 어떤 존재인지."

네가 이미 일상 속 한편에 자리 잡혀 있어서.

이대로 커져도 되는지 묻는 거다.  

내가 먼저 건들지 않은 관계였으니까.

무게를 가지고 책임지라고. 나는 그럴 거니까.

그러고 있으니까.


이렇게 탓하기도 해 보고, 말해달라 요구도 해봤는데,

들어도 듣지 못해도 확신이 서기란 어렵더라.   

들었을 땐 몰랐다,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없다는 걸.

그리고 듣지 못했을 땐 알았다, 말해주기 어렵다는 걸.


시간이 지나고 관계에 진심이 된 나와 마주했을 때

급격히 몰려오는 불안함을 겪어 봤다.

그래서 재게 되더라. 행동과 마음을.

혼자 또 자책하고, 괜히 미안해할 거면서.


멍청하게.






[Goodbye, Closer]


“조심해서 가.”


오는 사람 막지 않듯이. 가는 사람도 붙잡지 않는다.

딱 세 번 잡는다. 예외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예외를 없애고 싶다.

없애야만 한다.


근데,

그전에 나부터 세 번까지 실수하지 말자.

세 번부터는 그냥 그게 나인 거다. 실수가 아니라.


베스트셀러 에세이나, 드라마, 영화에서는

꼭 사람 좋아하고 정 많은 사람한테 그러더라.

내가 1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사람한테 의존하지 말라고.


근데, 그렇게까지 나를 안 사랑하고 있지 않잖아.

사랑하고 있다. 당신과 나, 모두를.

사랑을 나누는 내 모습이 좋고, 받을 때도 행복해서

더 많이 주고 싶고, 더 많이 원할 뿐이지.


그냥 단순하게 사람과 사람이 변함없이

존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껴주고 사랑하면 될 텐데,
아쉽다. 말처럼 쉽게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


가까워진 거리만큼 멀어질 날이 또 올 테니까.

슬픈 과정이다. 슬퍼하기 싫은데,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싶은데,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거뿐인데.

다시 낯선 사람으로.


돌아갈 때, 최대한 감정이 덜 상하도록 만드는 일 또한,

몸소 겪어 배워야 할 일이고, 성장의 한 과정이다.

평생 해도 될까 말까 할 테니.




먼 훗날,

더욱 유연하고 어른스럽게 대처할 나를 상상하며.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을 그냥 아낌없이 사랑하자.

재보니까 내가 더 힘들더라.


어차피 네가 없으면 더 힘들 나라서.


1년이 흐르고, 2년이 흐르면 알게 되겠지.

그때 그렇게 하길 너무 잘했다.

후회 없게 만들어 주는 참 좋은 사람들만 곁에 있었구나.


사랑을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과감히 줄 용기가 필요하니까.

그래야 나중에 그들에게 웃으며 말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조심해서 가”라고.


이렇게 인사를 나누게 되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옆에 있을 때 따뜻했다고, 더 오래 있고 싶었다고,

괜찮았다고, 사랑스러웠다고, 가끔 보고 싶다고.


생각해 주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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