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거워지지 마, 난 뜨거운 거 싫어."
"너무 뜨거워지지 마, 난 뜨거운 거 싫어"
연애 초, 감정이 가열되는 단계에서는 항상 두 가지 걱정을 하게 된다.
'급격하게 뜨거웠다가 쉽게 식어 버리면 어쩌지, 나보다 상대가 먼저 식으면 어떡하지.'
그와 만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 한창 데이트하는 도중 나는 느꼈다. 이 사람과는 진짜 사랑할 수 있겠다. 이대로 잔잔하게 미지근한 온도를 유지하면 오래 함께 있을 수 있겠구나. 그래서 난 그에게 말했다. "너무 뜨거워지지 마, 난 뜨거운 거 싫어."
그냥 이대로만 서로 옆에 있자고, 미지근한 지금의 온도를 유지하자고, 더도 덜도 말자고, 항상 잔잔하자고. 그땐 몰랐다. 우리는 이미 예열 중이었다는 걸. 연애에서 적정 온도라는 게 존재하긴 할까. 아니, 존재 할 순 있을까.
사랑, '하고 있어.'
그에게 처음 사랑을 언어로 전했을 때, 흔히들 알고 있는 '좋아해', '사랑해', '너뿐이야' 등의 표현이 아닌 "사랑, 하고 있어"라고 말하고 싶었다. 쉽게 느끼지 못하는 감정인 '사랑'을 지금 너와 하고 있는 중이라고, 널 향한 내 마음이 변함없이 유지 중이고 유지하고 싶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마음의 크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을 순 없어도 우리가 사랑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현재 진행형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10일을 만나도 100일을 만나도 1000일이 지나도 여전히 널 사랑 '하고 있어'라고 답해주고 싶었다. 이렇게 몇 마디 특별하게 고치고 잔뜩 의미 부여하며 고백했던 우리는 다른 연애보다 특별할 줄 알았는데 결국 끝은 '사랑했어'더라. 우리도 똑같았네. "존나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