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티키의 죽음

시 서른.

by 예나

아이에게 질문하기:

1. 기린을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일곱 조각 정도 내면 되지 않을까요?


2. 소심한 스티키가 어떻게 용기를 냈을까?

/스티키가 외로운 아이기 때문에.


스티키는 외로운 아이라 죽음을 불사할 것이라고,

외로운 밤의 반복보단 죽음이 낫지 않겠냐고 했다.




(왜 이래


왜 이래,


왜 이래?)




후회는 시간을 무겁게 만든다고 했다.


꺾이지 않는 직선,

꺾이지 않는 직선을 만들자고 했다.

이기기 위해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모두가 기역부터 차례대로 읽어야 해요.

/히읗의 마지막 단어로 가면 끝난 줄 알게요.

/힌트라면, 마지막 단어는 죽음과 관련이 있어요.

/마지막 단어 전까지는 단 한순간도

/눈을 떼면 안 돼요, 알겠죠?


버블헤드 어른들이 정신없는 틈에


어린 물고기는 어항에서 출구를 찾았다.

친구가 나가는 걸 본 것 같았기 때문에

물고기는 확신을 하고 만 것이다.

찾다 보면 문이 나올 것이라고.

하지만 머리만 찧다가 자기 피를 먹고 죽었다

그 물고기는.




3.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열두 조각 정도 내면 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코끼리는 부피가 있으니까-


놀랍도록 논리적인 아이였다.

물고기를 닮았던 그 아이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의 언어는 나만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