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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니양 Sep 01. 2024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현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토론토 취업 시장이 이렇게 꽁꽁 얼어붙을 줄은...

오늘로 토론토 온 지 110일 되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내가 느낀 점은 뭔가 내가 너무 최악의 시기에 캐나다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캐나다에서 일을 구하기가 이렇게 힘들지는 상상도 못 했다. 나는 외국계기업에 경력도 있고, 영어도 잘하지는 못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는 하고, 특별한 분야의 기술도 있기 때문에 그리고 토론토가 캐나다에서 가장 잡마켓이 크지 않은가? 현재 캐나다는 토론토 기준 무분별하게 이민자를 너무 많이 수용하는 바람에 안 그래도 일자리가 없는데 그 좁은 취업시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원하는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일반 음식점, 카페, 편의점, 각종 프랜차이즈 매장등 별다른 기술을 요하지 않는 곳에서는 더 치열하다. 지원자는 넘쳐나는데 채용은 한 명 하니... 그리고 30분 거리도 멀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집 근처지원자들 위주로 선호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멀면 채용 안 한다. 


캐나다에서 나고 자라서 대학까지 졸업한 리얼 캐네디언도 취업이 쉽지 않아서 현재 백수가 많고, 거리에는 거지가 넘쳐난다. (거지에게는 캐나다 정부에서 돈을 줌) 특히 나처럼 캐나다에서 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았고, 한국경력은 있지만 캐나다 경력이 없는 사람, 현지에 탄탄한 인맥이 없는 사람은 체감상 한국에서 취준하느것보다 20배는 힘든 느낌이다. 한국은 공채라도 있고 스펙이 좋으면 서류 합격에 면접 기회도 있지만 캐나다는 인맥사회다 보니 스펙이 아무리 좋아도 레퍼런스, 인맥 없이 인터뷰를 따내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CNE FESTIVAL



2022년 내가 밴쿠버에서 어학연수를 했는 당시 캐나다는 다민족 국가라는 게 실감이 날 정도로 다양한 인종들과 어울려져서 생활했다. 하지만 토론토 와서 놀란 점은 여기는 캐나다가 아니라 인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팀홀튼, 파파이스, 서브웨이, pizza pizza 등 가격이 저렴한 프랜차이즈 매장들은 인도 직원들이 점령했고, 인도인들은 같은 인도인을 매우 서포트해 주는 경향이 있어서 인도사람이 일하는 곳에 다른 나라사람이 들어가기란... 이미 본국 사람을 채용했으니 그리고 가족에 가족까지 다 캐나다로 데려오는 바람에 토론토가 "인도화"되어 버렸다. 이것 또한 충격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캐나다의 모습이 아니었으니...


그리고 돈을 웬만큼 많이 벌지 않는 이상 높은 렌트비와 생활비, (휴대폰 요금, ttc이용요금, 교통비) 높은 세금 등으로 돈을 벌어도 위에 것들을 제외하면 수중에 남는 돈이 없을 것 같았고, 일주일 내내 뼈 빠지게 일해야지만 그나마 생활을 유지할 수있겠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나는 처음에 왔을 때 이곳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2-3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길래 능력자인 줄 알았다. 한국에서는 본업+부업하는 사람이 웬만큼 욕심 있는 사람이지 않고서는 잘 없고,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미래를 위해 투잡을 하는 경우라면 여기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 투잡 쓰리잡을 하는 거였다. 한국도 돈 벌기는 마찬가지로 힘들지만 캐나다에서 보다 훨씬 낮은 노동강도로 일하면서 돈을 모을 수 있고 생활수준도 나쁘지 않게 유지가 가능하다.(의식주기준)





캐나다보다 싸게 배달음식도 외식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캐나다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본 적이 없다. 여기서는 음식값+배달원배달비+팁을 내기 때문에 엄두가 안나.

아직까지 왜 고객이 배달원의 배달비를 지불해야 되는지는 이해불가능이다. 물론 외식도 친구들 만날 때를 제외하고는 하지 않고 있는데도 지출이 생각보다 많이 나갔다. 토론토에서는 거지같이 생활하면서 몸이 축나게 일해야 할 생각을 하니 갑자기 수지타산이 안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만히 있어도 최소 월 300 이상씩 나가다 보니 한국으로 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나처럼 평범한 일반인도 이런데 한국에서 고액 연봉 혹은 사업하시던 분들 생활 수준이 고퀄리티였던 분일 수록 캐나다 생활을 하려고 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말도 못 하게 현타가 올 것이다. 그리고 꽤 많은 워홀러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다시 한국으로 간다는 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했고, 더 이상 지원할 곳이 없을 정도로 워크인(직접이력서 들고 찾아감)+온라인 지원을 했다.


그리고 다음 달 안에 일 못 구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먹은 시점 한 달 전, 지원했던 곳에서 연락이 왔다 " 아직 일 구하시고 있나요?" 그 후로 나는 인터뷰를 보았고, 2차로 데모까지 한 후 합격해서 현재 트레이닝 중이다. 현재 나는 운 좋게 내 힘으로 취업에 성공하긴 했지만 모든 과정이 진짜 힘들었다.

돌이켜 보니, 내가 빨리 취업을 한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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