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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nny Dec 02. 2020

런웨이 한번에 1억, 탑모델 최소라

루이비통, 프라다, 버버리가 사랑하는 모델 최소라의 해외 활약상


예능에 출연한 모델들에게 쉽사리 이런 수식어가 붙는다.

“탑모델, 세계적인 탑모델, 모 명품 브랜드의 뮤즈”

물론 그중에는 그런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모델들도 있고 해외 모델계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모델도 있지만 해외 패션계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가끔은 굉장히 허풍에 가까운 수식어인 경우도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탑모델, 루이비통의 뮤즈, 버버리의 뮤즈” 같은 수식어를 줘도 아깝지 않은 한국 모델이 있다. 이번 브런치 주제는 역대 한국 남, 녀 모델 전부 통틀어 최고의 모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모델 최소라의 해외 패션 시장에서의 활약에 대한 이야기다.








"탑모델", 혹은 "세계적인 탑모델"이란 수식어가 남발되면서 진짜 "탑모델"들이 커리어가 도리어 평가절하되기도 하지만 최소라는 진짜 세계적인 탑모델 맞다. 마치 모델계의 BTS, 모델계의 페이커 같은 존재다. 너도나도 누구나 쉽게 탑모델로 불리지만 대충 수치로만 따져도 해외 패션 시장에서 최소라는 의심할 여지없는 대한민국 모델 아웃풋 중 최고, 원탑이다. 델스닷컴 모델 세계랭킹 5위. 무슨 말이 더 필요해?


2018년 모델스닷컴 모델 랭킹 5위에 오른 최소라

최소라 이전에도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 모델들은 많았지만 최소라처럼 이렇게 꾸준히 오랜 기간 빅쇼에서 탑 대우받으면서 활약하는 건 처음이다. 모델스닷컴 애매한 순위 선정 방식 때문에 세세한 모델 랭킹을 따지는 건 사실 무의미하고 현재는 전체 TOP50 모델만 공개할 뿐 개개인의 순위는 공개하진 않지만, 그래도 탑 10 안에 들었다는 건 굉장히 유의미하다. 2018년 5위인 최소라와 같이 랭크된 10위 카이아 거버, 2위 지지 하디드인걸 보면 최소라의 모델계에서 위치가 새삼 실감 난다. (2021년 1월, 현재 최소라는 모델스닷컴에서 랭킹이 매겨지지 않는 "인더스트리 아이콘" 모델에 올랐다. 굳이 랭킹을 따지는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아이코닉한 모델이란 뜻이다.)

모델닷컴에서 탑 랭커라는건 일단 해외 패션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모델임은 분명하고, 세계 어디 백화점을 가도 백화점 한 바퀴 돌면 이 모델이 출연한 캠페인(광고사진)을 최소 한두 개쯤 볼 수 있다던가, 잡지 볼 때 커버 혹은 메인 화보의 메인 모델로 선 이 모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그 뜻은 이 모델을 원하는 브랜드, 매체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고 이건 다 몸값과 커리어로 이어진다.



탑모델의 기준

모델들의 커리어는 크게

1. 런웨이

2. 캠페인

3. 잡지 화보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런웨이는 흔히 말하는 패션쇼를 말한다. 같은 패션쇼에 서더라도 패션쇼의 시작과 끝인 오프닝/클로징을 장식한 모델은 더 높게 평가받는다. 또한 뉴욕과 런던도 중요하지만 빅브랜드, 소위말하는 명품 브랜드가 많이 있는 밀라노, 파리 패션위크 런웨이가 모델 커리어에는 더 큰 도움이된다.

캠페인은 브랜드의 시즌별 광고사진을 말하고,

잡지 화보는 전 세계 보그, 바자, 엘르 등 패션 매거진에서 찍는 화보를 말하며 그중에서도 커버를 찍는 걸 최고로친다.

런웨이, 캠페인, 화보 속 최소라


런웨이에 많이 서는 모델이 캠페인이나 잡지를 많이 찍는 건 아니고 반대로 캠페인이나 잡지를 많이 찍는다고해서 런웨이에 많이 서는 것도 아니다. 게임캐릭터의 스탯처럼  몇 개의 런웨이에 섰나, 몇 개의 캠페인을 찍었나, 몇 개의 잡지 화보를 찍었냐에 따라 종합적인 모델의 커리어는 평가되고, 해외 모델 시장에서 이 수치가 높은 이들이 진정한 “세계적인 탑모델”이라 불릴 수 있는 모델이다.

런웨이, 캠페인, 잡지 성향이나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모델이 다를 수 있는데 최소라는 이 중에서도 런웨이와 캠페인에 특화됐고 특히 런웨이가 특출 난 세계적인 탑모델이다.


최소라가 섰던 런웨이 리스트를 줄줄 읊기보다는 그냥 쉽게 말해 최소라는 패션쇼를 하는, 우리가 아는 웬만한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 런웨이란 런웨이는 다 서봤다고 보면 된다. 런웨이 커리어를 따질 때 중요한 건 얼마나 빅쇼(유명 브랜드 패션쇼) 섰는가 보다 얼마나 꾸준히 그 브랜드 런웨이에 섰는가가 중요하다. 꾸준히란 시즌마다 부르는 모델이냐 아니냐 라는 뜻인데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대충 1년에 봄여름 패션쇼인 S/S (spring/summer) 가을 겨울 F/W (Fall/Winter) 오뜨 꾸뛰르 쇼 2번 (Spring Couture & Fall couture) 리조트(=크루즈), 프리폴(Pre-fall) 이렇게 6번의 패션쇼가 있다. 오뜨 꾸뛰르만 하는 극소수의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패션쇼 하는 브랜드들은 대부분 S/S, F/W 시즌 쇼는 필수적으로 한다. 세계 4대 패션위크인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패션위크"는 이 시즌별 패션쇼를 지칭하고, 이 패션쇼에서 모델들의 런웨이 커리어는 정해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8fbRaDy9SXA&feature=share

"옷이 걸어오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 최소라의  워킹 모음




2015 s/s  ~ 2021 s/s 런웨이 속 최소라

샤넬 패션쇼에 한번 섰다고 오늘 당장 세계적인 탑모델이 되는 건 아니다. 길거리에서 사과 팔다가, 혹은 SNS에 사진 한 장 올렸다가, 혹은 길가다가 하루아침에 모델 에이전시에 캐스팅돼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몇천만 원 하는 옷 휘감고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패션위크 런웨이 서는 신인 모델들 한 시즌마다 수백 명이다. 하지만 그중에 대부분은 한두 시즌 지나면 사라져 있다. 잠깐 반짝였다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모델들이 널리고 널렸다. 모델 커리어를 설명할 때 얼마나 큰 쇼에 섰는가 보다 얼마나 해당 브랜드에 꾸준히 섰는가가 중요한 이유다.

디자이너들은 상상 이상으로 변덕이 심하다. 전 시즌에 간 쓸개 다 빼줄 거처럼 모델에게 "뷰티풀, 고져스, 유얼마이 뮤즈" 하면서 개난리 쳐도 다음 시즌에 애정이 식으면 쉽게 팽해버리는 게 디자이너고,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 모델들의 일거리는 너무 쉽게 사라져 버린다. 안타깝지만 그렇게 팽 당한 모델들을 대체할 뉴페이스 모델들은 너무 많기 때문에.

다시 최소라 얘기로 돌아가자면, 최소라는 그런 변덕 심한 해외 모델계에서 2014년부터 꾸준히 탑 브랜드 런웨이에 시즌마다 최소 2-30개씩 섰고, 루이비통 같은 브랜드는 월드와이드 독점(Exclusive)으로 런웨이에 섰다.


최소라는 2014년에 열린, 루이비통 2015 크루즈쇼로 해외에 데뷔해 현재까지 모델 활동을 하면서 매 시즌 런웨이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런웨이 전 캐스팅(오디션), 몇차례에 걸친 피팅 등 여러 번의 과정을 뒤, 한 달간 진행되는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패션위크에서  하루에 몇 개씩 런웨이에 서는 건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루이비통에 독점이 걸린 16F/W 시즌 전에는 최소라가 한창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뉴욕, 런던, 밀란, 파리 이렇게 4대 패션위크에서 전 세계 런웨이 휩쓸어 한시즌에 무려 51개 쇼에 서기도했다.


2019년 89개의 런웨이에 선 최소라

최소라는 2018년 19 s/s 시즌에는 35개 쇼를 서서 런웨이 랭킹 2위를 했고, 2019년엔 한 해 동안 런웨이에 가장 많이 선 모델에 랭크되었다. 데뷔 7년 차에 이 정도 서는 건 굉장히 대단한 일이다. 보통 런웨이 이렇게까지 많이 서서 런웨이 랭킹 올라가는 건 뉴페이스나 데뷔 1-2년 차의 신인 정도다. 런웨이에 대한 최소라 본인의 욕심이 큰 게 주된 이유겠지만 이건 물갈이가 빠른 패션계에서 여러 디자이너한테 꾸준히 사랑받는다는 증거다. 그것도 버버리, 루이비통, 펜디, 베르사체, 프라다, 끌로에 같은 빅브랜드 쇼에서 꾸준히 불러서 세운다? 이건 그냥 브랜드가 인정한 탑모델이란 이야기다. 실제로 이젠 최소라는 모델 캐스팅(오디션) 가지않고 브랜드에서 제의가 들어오면 런웨이에 서는 모델이 되었다.








루이비통과 최소라

앞서 말한 루이비통 독점(Exclusive) 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이게 왜 대단한 것일까.

여기서 최소라에게 "루이비통의 뮤즈"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이유가 나온다. 독점은 브랜드에서 모델한테 다른 브랜드 런웨이 서지말고 자기 브랜드 쇼에만 서라고 계약하는 거다.  디자이너나 브랜드가 모델을 웬만큼 맘에 들어하지 않는 이상 독점 걸진 않는다. 독점에도 종류가 있는데 파리 패션위크 독점, 밀란 패션위크 독점 등 해당 도시에서 열리는 패션위크 중 해당 브랜드에만 서게 하는 시티 익스클루시브가 있고, 해당 도시뿐만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 런웨이에 서지 못하게 하는 월드와이드 익스클루시브 있다. 루이비통 같은 경우는 최소라한테 월드와이드 독점을 걸었다. 독점을 거는 이유는 브랜드의 얼굴로서 다른 브랜드 런웨이에 서며 이미지가 소비되는 걸 막는 것도 있는데 이건 루이비통에서 최소라를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독점이 걸리면 다른 브랜드 런웨이는 못서는 만큼 돈을 아주 많이 준다. (비공식이기는 하지만 대략적으로 2016년 루이비통 익스클루시브 모델 같은 경우 페이가 1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또한 단순히 돈 때문만이 아니라 한 시즌에 쇼에 3-40개 서는 것보다 한 브랜드에서 독점 걸리는 게 화제성도 더 높고, 커리어에도 도움이 되고 미국,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를 돌아다니며 캐스팅, 피팅, 쇼의 과정을 안 거쳐도 되니 체력적으로도 이득이다. 런웨이뿐만 아니라 캠페인에도 독점 모델로 캐스팅할 수 있는데 최소라는 루이비통 런웨이 독점 모델, 캠페인 독점 모델 모두 했다.




다른 브랜드 런웨이 세우기 싫을 정도로 최소라를 사랑한 루이비통 디자이너는 이 사람이다.

루이비통 디자이너, Nicolas Ghesquière

최소라를 망치러 온 구원자, 니콜라스 게스키에르 (a.k.a. 개새끼에르)다.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발렌시아가가 지금과 같은 스트릿 스타일이 아닌 우아하고 건축적인 스타일 시절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2014년 F/W 시즌부터 루이비통 들어와서 현재까지 루이비통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흔히 얘기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중에서도 손꼽히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맡고 있다. 브랜드가 보통 모델 런웨이 독점 걸 때는 브랜드 광고(캠페인) 모델로도 쓸 가능성이 크다는 뜻인데 루이비통도 최소라 런웨이 독점 건 이후 2016 F/W~ 2018 F/W 5시즌 연속 캠페인을 최소라랑 찍었다.  이 디자이너는 아시안 모델들을 좋아하고 많이 쓰는 편이다. 배두나가 루이비통 앰버서더, 루이비통걸로 유명하지 않나? 모델도 아닌 배두나를 루이비통 런웨이에 세우고 월드와이드 캠페인 찍고 VVVIP 대우해주고 그러는 게 다 이 제스키에르(게스키에르)가 배두나 덕후라서 그런 거다.




루이비통 파리 독점으로 섰던 2015 루이비통 크루즈 쇼와 쇼 직후 모습

이 디자이너는 배두나뿐만 아니라 최소라 덕후이기도 한데,

최소라에게 반해 루이비통 2015 크루즈 컬렉션으로

최소라를 데뷔시키며 최소라의 해외 커리어 포문을 열게 한 장본인이자,












해외 데뷔 초 최소라
최근 최소라의 스타일


위와 같이 평범한 스타일이었던 최소라가

지금의 스타일로 변하게 된데 큰 계기가 된 디자이너이자,














179cm / 47 kg 이며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한다고 밝힌 최소라
다이어트 전) 2015 s/s 루이비통 & 다이어트 후) 2016 s/s 생로랑 쇼 속 최소라.


4주 동안 아무것도 안 먹는,

“최소라 다이어트"로 유명한 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게 된 계기가 된 디자이너이다.










할 말이 한가득, 게스키에르가 왜 개새끼에르로 불리는지에 대한

루이비통 X 최소라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

https://brunch.co.kr/@yennysarchive/19


위 글은 2019년 8월에 작성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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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4. 04 업데이트

이 글 토대로 사전 협의없이 유튜브 및 2차 컨텐츠를 제작하는 여러 사례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사전 협의된 유튜브 어바웃 셀럽 채널을 제외한 타 채널은 컨텐츠 설명란에 브런치 링크 및 제 이름 표기 요청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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