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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 Jul 22. 2018

오늘

나는 너를 처음 만났어 

대신 숙주 사진은 똑같은 박스가 트럭에 터져나가기 직전까지 채워진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해서 찍었다. 대단히 질서 정연했다. 오늘 오빠를 제외한 가족들은 대신 숙주가 가득 실린 트럭 옆을 달려 어제 태어난 우리 조카를 보러 갔다. 혹시 시간을 못 맞춰 아기를 볼 수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기우였다. 

 아기는 아직 눈을 뜨지 못했지만 신생아실의 다른 아기들이 기를 쓰고 우는 와중에도 평안한 얼굴로 자는 것을 보면 과연 우리 집안의 핏줄이구나 싶었다. 아직 너무 아기라서 누구를 닮았다거나 그런 말을 하기엔 좀 이르지만 사람이 사람을 만들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짧은 면회시간 동안 아기가 입맛을 다시기도 했고, 기지개를 펴기도 했다. 사랑에 빠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진짜 진부한 말인데 여태 살아있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지나가는 아기들을 보면 나는 이 애를 떠올리게 되겠지. 올케도 아이도 건강하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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