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아무나 짓나
지난번 8월 초에 텃밭에 간 이후 한 달만의 방문인가 보다.
가기 전부터 비장한 마음을 먹고 출발했다.
무슨 광경을 보더라도 놀라지 않기로.
도착한 텃밭은 두둥!
역시나 밀림숲이었다.
이 와중에 들깨는 또 왜 이렇게 잘 자란 거야.
조금 더 있음 들깨가 열릴 것 같았지만 아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밭을 대대적으로 갈아엎기로 했다.
일단 무아지경으로 풀을 뽑는다.
뽑다 보니 당근도 나오고, 고구마도 나오고, 땅콩도 나온다.
그래도 계속 뽑는다.
뽑다 보니 큰 수레차 두 군데를 가득 채우고도 넘친다.
에헤라디야.
계속 뽑아보자.
그리하여 결국 텃밭 입구의 들깨나무(?) 하나만 제외하고 모조리 다 뽑고야 말았다.
이제는 밭을 갈아보자.
콩쥐는 소가 도와줬지만 나에게는 남편과 아들이 있다.
사실 나는 옆에서 거들기만 하고 일은 그 두 사람이 다 했다.
그리고 업무지시는 친정 엄마.
(네, 그렇습니다. 저는 그 이름도 유명한 무임승차자였습니다.)
텃밭을 시작한 이유는 내가 저지른 일을 분명 다른 이가 뒤처리를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가능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드디어 밭은 바닥을 드러내고야 말았고.
가을 농사를 위한 거름을 열심히 뿌려준 후 드디어 밭에서 철수한다.
자, 이제 가을농사를 서둘러 시작해야 한다.
벌써 9월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