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도 마찬가지
더위가 끝나고 찬바람이 불기 직전 밭을 대대적으로 갈아엎었다.
가을 작물을 심고 잘 자라거라 속삭여주었다.
그런데 더위가 가기를 기다리느라 너무 늑장을 부렸던가.
날이 하루가 다르게 선선해지다 못해 추워진다.
급격한 날씨의 변화와 함께 내 마음도 덩달아 초조해진다.
아직도 너무 귀엽기만 한 작물들 때문이다.
우리 밭과 옆집 밭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확연 하다.
우리 밭의 무와 배추는 얼마나 귀엽고 앙증맞은지.
얘들을 언제 키워 김장을 할까.
서늘한 아침바람을 맞을 때마다 내 마음은 밭으로 달려간다.
히터를 틀어줄 수도 없고.
그래도 낮엔 제법 햇살이 따스하니 그 빛으로 무럭무럭 자라라.
이제 슬슬 텃밭의 마무리 날짜가 다가온다.
그러면서 고민도 다시 시작된다.
내년에도 이걸 해, 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