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래희망

by 트윈플레임

어릴 때부터 현실적이었던 나는 늘 장래희망이 아주 현실적이었다.

주변에서 늘 보던 선생님, 공무원 그나마 특이한 건 티브이에서 보고 멋지다 생각했던 동물 사육사와 스튜어디스 정도.

하지만 모두 다 특별히 하고 싶다기보다는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대답을 해야 하니까 그때마다 떠오르는 걸 대답했던 것 같다.


지금은 벌써 회사를 다닌 지 내년이면 20년이다.

(벌써! 20년이라니 고인물 느낌이다!)

회사를 이렇게 오래 다니게 될 줄은 몰랐다.

뭔가 일을 만들어서 하는 걸 좋아해서 무언가 일을 하긴 할 거라 생각했지만 회사원을 20년을 할 거라곤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저 지금 나이쯤 되면 뭔가 재미있고 신나는 일을 할 거라 막연히 상상했다.


그 재미있고 신나는 일을 거의 20년째 찾고 있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이 제일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응원과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지만 보통 매일 하는 일이 그렇게 되기란 로또에 맞을 확률보다 약간 높지 않을까.




어제 잠시 들른 도서관에서 예전에 알던 지인을 만났다.

작년에 조기퇴직을 하셨다는 이야기는 건너서 들었지만 그 이후로는 먼저 연락을 하기도 불편한 것 같아 직접 만난 건 퇴직 이후로는 처음이다.

퇴직을 한 후 부동산 공부를 하고 계신다고 한다. 직장인은 지겹게 했으니 아마도 다른 방향으로 일을 해볼 심산인가 보다.


문득 나의 미래는 어떨지 걱정이 되었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60세까지 일을 한다고 해도 남아있는 시간 동안 뭘 먹고살아야 할까 고민이 된다. 하물며 그 나이가 되기 전에 퇴직을 한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잘하는 일은 무엇일까.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본다.

그런데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잘 모르겠다.

적지 않은 시간을 살았는데 이렇게도 아직 뭔가 이루어 놓은 것이 없구나.


다시금 장래희망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어릴 때와는 달리 조금은 비현실적이라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고 싶다.

내가 그토록 찾던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라면 정말 좋겠다.

좀 잘하지 못하면 어떤가. 두 번째 장래희망은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그저 즐거운 일로 찾아보련다.


뭐라도 하나 나오겠지?

재미있고 신난 일.

다시 생각해 보는 나의 꿈.

가슴이 떨린다.



* 이미지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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