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작 북클럽
'삐비비빅'
아침 알람소리에 번쩍 눈을 뜬다.
미쳤어 미쳤어!
분명히 6시에 일어나려고 했는데 알람을 잘못 맞춰서 6시 반 알람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벌써 광주에서는 열차가 출발했을 텐데!
눈을 떠서 시계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한다.
내가 없는 하루를 지낼 가족들을 위해 밥솥에 밥을 안치며 나는 나의 할 도리를 끝냈다며 뿌듯한 마음이다.
서둘러 집을 나선 후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약속장소로 향한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버스와 지하철의 배차간격이 길다.
약속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더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연신 핸드폰 시계를 쳐다본다.
접선장소는 용산역.
10년 넘게 용산구민으로 살면서 수도 없이 드나들었던 곳이다.
너무나도 익숙한 용산역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 설렜던 적이 있었던가.
비가 온다던 날씨는 너무나도 화창하여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너무나 밝은 파란 하늘이 내 마음과 같다.
오전 7시 50분. 용산역 도착.
사람이 많다. 그렇지, 원래 기차역은 아침 시간이 붐비는 시간이었지.
열차 도착 시간과 장소를 확인하고 나오는 곳 앞에서 잠시 망설인다.
열차 트랙까지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역사 안에서 기다릴 것인가.
잠시 생각해 보니 괜히 트랙까지 내려갔다가는 아무래도 길이 엇갈릴 수 있을 듯하다.
나오는 입구에서 잘 보이도록 자리를 잡고 섰다.
품에는 오늘 벽에 걸 현수막 박스를 안고서.
열차역에 오니 한동안 KTX 우수고객이었던 시절이 떠오른다.
추억을 떠올리며 서있는데 눈에 잘 띄는 한가운데 서있다 보니 사람들이 자꾸 열차 타는 곳을 물어본다.
기분이 한껏 들떠 있어서인지 안내 음성이 '솔' 톤으로 나간다.
드디어 저 멀리 그녀가 보인다.
실제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지만 한눈에 딱 알아볼 수 있다.
십년지기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반갑고 자연스럽다.
이 순간 이곳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다른 여인이 늘 하는 말이 생각난다.
'오늘도 즐겁고 기대되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그녀들을 만나는 이 날, 즐겁고 기대되는 하루.
너무도 설레서 전날 밤 잠을 설치게 만드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