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3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by 이순복

진지하게 사랑에 대해서 고민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어려운 난제 중에 난제로 꼽히는 게 사랑이지만 나에게는 사랑은 영원히 풀 수 없는 커다란 문제고 늘 약자에 있어야 하는 위기였다.


그래서 일까?


나는 사랑이 무서워서 늘 뒤에서 숨어서만 하는 프로 짝사랑러인데, 내 주변엔 오래도록 사귄 사람들이 넘쳐난다.

나와는 반대로.


오랫동안 사귀었지만 모두가 다정한 따듯한 사랑을 하는 건 아니다. 텔레비전이 나오는 멋지고 설레는 사랑은 한 1000명 중 1커플 정도 나올까 말까가 아닌가 싶은데.


오래 사귄 친구들은 위험의 정도를 상담해 올 때 나는 더러 슬퍼진다.


내 처지가 슬픈게 아니라, 그들의 애처로운 마음을 다 알게 되기 때문에 어루만져주고 안아주고 보듬어 줄 수가 없어서 슬픈 것이다.


그들이 처한 상황, 그들이 했던 노력, 그들이 함께 보낸 시간, 어떤 순간들 까지.


나는 옆에서 지켜보았고, 아름다웠고 순수했던 시절을 기억하기 때문 인 것 같다.


그들이 행복했던 순간에 나라는 존재도 함께였기에 그런 듯 한게, 영원한 건 절대 없다라는 가사처럼, 행복한 순간은 늘 찰나다.


하지만 그 찰나의 기억으로 그들은 수도 없는 사랑의 위기를 버텼을 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텐데.


닥쳐온 위기 앞에서 그들은 아주 연약한 존재가 되어버리는 거다.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저릿해져서 내가 다 전전긍긍이다.


나는 공감을 잘하고 동감은 필수인 완벽한 문과형인 인간인데, 그 마음들이 손틈사이로, 눈빛 사이오 흘러들어와 더욱 나를 애잔하게 만드는 거다.


물론 타인의 사랑을 내가 어떻게 해 줄수는 없다.


타인들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도 없으며 역지사지라는 건 절반 이하의 공감 능력일 뿐 이라는 것도 인정한다.


함부로 다른 이를 안다고, 그럴 줄 알았다고,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고 등, 말을 섣불리 할 수도 없는 노릇인 것이다.


다만, 사랑했던 그 어떤 날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내가 웃었던 날을 기억하고, 그로 인해 다정하고 따듯했던 순간들에 고마워했던 어떤 시절을 떠올리길 바란다.


그 자체로 괜찮았고 좋았던 날들을 말이다.


그리고 타인의 위치에 있는 내가 당신들의 사랑을 기억한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


또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서로를 응원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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