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민박 스탭의 하루

by 염기쁨

RINI - My Favourite Clothes 와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1.



채광이 좋은 탓에, 암막커튼을 치지 않으면 저절로 눈이 떠지는 아침. 이런 햇살을 받는 게 얼마만인지, 창이 넓어 참 좋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곤 기지개를 한 번 쭉 켜고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는다.


문을 열고 나가면 보이는 주방, 이곳에서 아침 준비를 도와야 한다.

냉장고에 있는 물을 한 컵 꺼내 마시곤, 뭐가 있나 이리저리 보다가

오늘 메뉴는, 닭볶음탕. 야채를 미리 손질해놓아, 준비가 쉽다.


그렇게 사장님을 도와 아침을 만든 후, 손님들을 깨워 아침을 맞이 한다.

어제 새로운 손님, 오늘 가시는 손님, 그리고 이미 친해진 손님, 그렇게 서로 어색한 기운 속에서 밥을 먹으며 한 두 마디가 오가다 보면, 금방 얘기를 나누게 된다.


오늘은 일정이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에 프라하성을 가요-라는 대답,

저녁에 일정이 맞으면 식사라도 같이 할까요?



자연스럽게 약속이 잡힌다. 밥을 먹으며 나누는 담소는 조금 사람들을 경계를 풀어주고, 서로 오픈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렇게 자연스러워질 수 있는 이유는, 모두가 여행자이며, 모두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2.





손님들이 밥을 다 드시고 나면, 그 후에 먹는 아침. (가끔 손님이 없으면 같이 먹기도 하지만-)

꿀맛이다. 한식은 해외에서 먹어야지 맛있지 라는 생각을 하며 창밖을 본다.

맑은 하늘, 오늘 날씨가 참 좋구나. 하며 오늘은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만, 이내 쓸데없는 고민이라는 결론을 낸다.


계획을 해도 마음 내키는 대로 하게 되기 때문





















3.



스탭의 일은 이렇다. 11시의 체크아웃을 기다리며 설거지를 하고, 설거지를 다했다면 남은 시간 여유를 만끽한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우선 빨래통에 있는 빨래들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 그러면 세탁기가 돌아갈 동안 침구 정리를 한다. 나가신 손님들의 이불은 정리를 해드리고, 가신 손님들의 침구류는 다 빼서 빨래통으로 직행.


그리고 새로 오실 손님들을 위한 침구가는일. 대략 이 세 가지의 일을 하고 나면, 빨래가 끝나 있기 때문에, 빨래를 빼고 새로운 빨래를 넣는다. 그 후 다시 빨래를 널고, 다시 빨래가 돌아갈 동안 청소기를 돌리면 끝.


생각보다 크지 않은 민박집에서는, 청소는 금방 끝나기에 그 후에는 무엇을 해도 자유.

하지만 오늘은 햇볕을 만끽하며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걸로.

















4.





얼음틀을 사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디서 파는지 도통 알 수 가 없어서 찬물을 부어 컵을 얼렸다.

이런 따사로운 날에는 아이스커피지.

이제 영화 한 편 봐볼까,

























5.


해가 늦게 지는 탓에 하루가 길어진 느낌을 받는다. 창밖을 보니 날씨가 좋아 바로 나가고 싶은 날씨, 그런 날씨라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했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오늘은 산책을 하며 바깥공기 좀 쐬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참을 걷다가, 배가 고파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두명의 한국인이 나를 알아보곤 인사를한다. 우리 민박 손님이셨다. 같이 밥을 먹자는 말에, 혼자보단 둘이, 둘보단 셋이 났겠다 싶어 자리에 앉았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서로의 삶을 나누다 보니, 서로에 대한 공통점도 많이 발견하고, 회사에서의 힘듬을 공감하며 나이 차이가 꽤 나던 우리였지만 금방 친해졌다.


내일 한국행 티켓을 가지고 있던 그들은 나에게 말을 건냈다. "오늘 하루가 가는게 아쉽네.아쉽다."

"또 만날거예요" 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하며 같이 숙소로 들어왔다.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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