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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기쁨 Sep 28. 2019

아빠와 1박2일 제주

귀여운 언행 불일치

1년동안 가족과 떨어져있으면서, 그리고 다시 떠나는 여행으로 떨어져 있을 사실에 가족과는 더욱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한국에 잠시 들어오게 되었다. 


한국에 잠깐 들어온 2주라는 시간 동안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여행 경비를 쪼개서 비행기 표를 예매했고 그렇게 가족여행을 갈 생각에 설레였다. 하지만 여행날짜가 다가올 쯔음에 엄마는 넘어져 꼬리뼈를 다치게 되었고, 결국 집에서 휴양이라는 검진결과를 받게 되었다. 엄마는 아빠와 둘이 갔다오라고 얘기했었지만, 가족과 다같이 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냐는 아빠의 말을 듣고 나도 어느정도 동의를 하여 비행기를 취소하려고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누워 예매했던 사이트에 들어가 한참을 고민을 하고 있을때 아빠가 방문을 노크했다.


"취소했어?" 라고 묻는 말에는 이상하게도 아빠는 약간은 아쉬는 표정을 내비치고 있었다. 생각 보다 비싸지 않은 비행기 값때문에 취소하는게 조금은 아까운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답했다. 


"아빠랑 나랑 만 갔다올까?"


나의 말에 어떻게 그러냐며 안됀다고는 말하고 있었지만, 얼굴에서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비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며 "둘이 가자" 라고 말하곤 비행기표 사이트를 과감히 꺼버렸다. 


엄마한테 얘기를 하고 아빠와 그렇게 제주도 여행일정을 잡게 되었다. 아빠의 일정 때문에 2박 3일의 일정은 1박2일로 줄어들었지만, 성인이 된 후 아빠와 단둘이 여행을 가는건 처음있는 일이라 아빠가 이번만큼은 편히 쉬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여행 코스를 짰다. 렌트를 하고 숙소를 예약하며, 내가 돈이 많이 드는게 미안했는지, 아니면 엄마를 빼고 가는게 미안했는지, 제일 싼 거를 예약하라며 옆에서 귀여운 잔소리를 했다. 엄마는 그래도 이왕 가는 김에 잠은 편안히 잘 수 있도록 좋은 숙소에가서 자고, 음식을 좋아하는 아빠니 맛있는걸 많이 먹고 오라고 용돈까지 쥐어 주셨다. 


떠나기 하루 전날, 


아빠는 어짜피 1박2일인데 무슨 짐이 필요하냐며 나에게 핀잔을 주었지만 아빠는 어떤 옷이 어울리는지 수십번 옷을 갈아입으며 가져갈 옷들을 체크했다. 언행불일치인 귀여운 아빠의 모습을 보며 아빠와의 여행이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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