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다이빙은 숨을 참고 잠수를 하는 스포츠로 분류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숨을 오래 참고, 참은 만큼 다이빙해서 바다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론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사실은 세계적인 선수들은 수직으로 100미터까지도 들어간다고 했다. 좋은 의미로 경악을 했다. 대단한 사람들.
이론 수업이 끝나면 ‘스태틱’(정해진 시간 동안 숨을 참는 것)과 ‘다이나믹’(정해진 거리를 숨을 참고 수영하는 것; 잠영)을 시도한다. 이 두 가지의 테스트가 끝나면 바다에서 실전 연습을 한다.
‘스태틱’은 비교적 쉽게 통과했다.
고맙게도 내가 가지고 있던 숨 참기 버릇 덕이다. 나는 꽤나 감정적이라 분해서 눈물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렸을 적 나는 그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가 싫었던 것 같다. 기분이 안 좋거나, 힘든 일이 있거나, 눈물을 참고 싶을 때 면 숨을 힘껏 들어마신 후 참을 수 있을 만큼 참았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잠시나마 감정이 가라앉고 나오려는 눈물은 - 숨 참는 거에 집중하느라- 도로 쏙 들어가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나의 문제는 숨을 참고 수영을 해야 하는 ‘다이나믹’이었다. 시험을 보는 장소에서 발이 닫지 않자 곧 패닉이 왔고, 괜히 등록했다는 불평도 터져 나왔다. 물을 얼마나 먹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배가 불렀다는 사실만큼은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강사님께서는 발을 천천히 움직이기만 하면 핀이 있기 때문에 물에 뜰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그러나 물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이 무섭게 느껴져서 인지, 몇 번이고 고개를 들어 올라왔고. 몇 번이고 실패하고 말았다. 실패를 거듭했지만 강사님께서는 나와 같은 사람이 굉장히 많다며 격려해주셨고, 그 사실에 조금은 안도감을 느꼈다.
다시 한번 심호흡을 했다. 이 세상의 공기를 다 마셔버리겠다는 각오로. 그리고 물속에 들어가 천천히 핀을 차기 시작했다. 몸이 뒤뚱거리고 어정쩡 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몸이 나가는 게 느껴졌다. 용기가 생겼다. 숨을 잘 참고 있다는 사실에 안정감이 생겼다. 물에 대한 공포감은 사라 진지 오래였다.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그 후 턴을 어떻게 했고, 어떻게 30m를 채웠는지 모르겠다. 바닥에 있는 하얀 선이 보일 때까지 핀을 열심히 찼을 뿐이다. ‘다이나믹’을 통과했다는 강사님의 목소리만 귀에 울릴 뿐.
요즘도 가끔 패닉이 올 때면 숨을 참는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다이나믹' 시험을 통과했던 날을 떠올리며 참는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