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 : 다시 시작하는 것이 이리도 무서울 줄이야

by 염군


■ Today's Fashion

- 인스턴트펑크 19FW 기모 후드티 그린 컬러

- 로에일 크롭 진 (그냥 인스턴트펑크 와이드 데님을 입을걸...)

- 오늘의 백은 니코앤드 패턴 에코백

- 슈즈는 컨버스 X 잭 퍼셀 로우




"이번 주 목요일에 이력서 마감이야."


지금 여기 있는 계약직 중 그나마 이력이 있는 사람들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며 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중 한 사람인 나도 다른 도약을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고는 말 못 하겠다.


패션 브랜드의 공고가 뜨면 눈길이 가는 건 맞지만 그렇다 하여 무작정 공고에 지원서를 넣기가 겁이 난다. 이제는 회사를 오래 다니고 싶은데, 과연 내가 잘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부터 아직 때가 아니라는 생각 등등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기 시작한다.


무서워...


'일단 도전'이라는 무모한 짓은 하고 싶지 않다. 이제는 나라는 가치가 평가절하 당하고 싶지 않다. 알면서 당하는 멍청한 내가 되고 싶지 않다. 이 모든 것들을 견디기엔 아직 나는 준비가 '덜 됐다.'





퇴근 후, 마케팅 직무를 하는 지인들과 오랜만에 술자리를 가졌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심 내 마음을 터놓는다.


저는 마케팅 진짜 재밌거든요? 근데 지금 너무 겁나요. 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가 있긴 한 걸까요?


아직은 어떤 것이 정답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대행사를 가볼까, 아니야 광고주로 계속 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등 별별 생각을 한다. 예전엔 내가 생각하는 것, 내 마음이 끌리는 선택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막상 그리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 모든 선택이 망설여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웃긴 건, 아직 나는 일에 있어 열정적이라는 것이다. 적당히 일하자 일하자 하지만 결국 생산성 1위를 찍어야 직성이 풀리는 나를 볼 때면 아직도 더 데어야 정신을 차리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준비한다는 것도 '열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열정을 조금 더 가치 있는 일에 쏟고 싶다. 그 열정의 가치를 존중받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무엇보다 내 선택을 후회하고 싶지 않다. 존버가 때로는 정답이라고 하지만 정답이 아닌데 무작정 존버 하고 싶지 않다. 하, 다시 시작하는 것이 이리도 겁이 날 줄이야.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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