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 빼빼로데이잖아요, 오늘

by 염군


* Today's Fashion

- 오늘의 아우터는 에잇세컨즈 그린 더플코트

- 로에일 베이지 재킷에 토마스 모어에 크루진

- 오늘의 가방은 아크네 베이커 백

- 슈즈는 뭐다? 닥터마틴 3홀





"어? 이게 뭐지?"


빼빼로 하나를 받았다. 함박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이 귀여운 (?) 이벤트를 진행해준 친구에게 고맙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업무를 시작했다. 전 직장이었으면 한 명 한 명에게 빼빼로를 선물했겠지만 이제 그럴만한 열정이 소멸해버린 지 오래. 그냥 맛있는 빼빼로를 냠냠 먹을 뿐이다.


오늘은 빼빼로 데이다.

연봉이 적었던 시절에도 흔히들 말하는 '산타' 직원이 바로 나였다. 내가 먹고 싶었다는 핑계를 대면서 간식을 쏘던 예전의 염대리. 하지만 이젠 그런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굳이?'라는 생각이 너무나도 커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지, '귀찮다'라는 정의가 맞을 것 같다.


예전에는 뭐 그리 돌렸는지 모르겠다. 일개 막내 직원이었을 뿐인데 은연중에 '사랑받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걸까?

하지만 열사 같은(?) 나의 성격 상, 이런 행동으론 사랑받을 순 없다는 걸 깨달은 요즘은 그다지 하지 않는 행동 중 하나다. 그럴만한 열정도 없고 쉽사리 정을 주지 말고 내 할 일만 해도 바쁘다는 게 나의 결론이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네.)





새로운 일은 점점 들어오고 그 와중에 컨셉진에 독자 투고를 하고 친구와 술을 마시는 나란 사람은 과연 지금 어디의 위치일까? 아니지, 어떤 마음일까? 사실 지금 나도 날 잘 모르겠다. 딱히 노는 것 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힘을 빼고 있지도 않은 현재의 내 상태와 마음가짐은 딱 오늘 빼빼로데이, 아무것도 주지 않고 맛있게 자리에서 빼빼로를 먹는 '계약직 1' 일까? 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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