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day's Fashion
Theme : 삼토반 1995년 패션을 재현할 것
- 레트로 느낌 물씬하게 머스터드 니트 + 모크넥 상의
- 폴로 랄프로렌 루즈핏 치노 팬츠, 상의는 안으로 넣을 것
- 신발은 반스 올드 스쿨
"오늘 업무가 끝났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가면서 회사 권고에 따라 재택근무가 확정됐다. 부랴부랴 모니터 2대와 데스크톱 1대를 큰 이케아 가방에 넣는다.
지난 회사에서 2번의 이사를 겪으면서 이 정도 짐 싸는 건 나에게 아무 일도 아니었다. 캐리어 말고 무조건 들고 다닐 수 있는 큰 테프론 백이 이사를 할 때 더 좋다는 건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 중 하나였다.
올해 3월 재택 이후 첫 재택.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판국에 이 회사에 다시 복귀할지도 모른다는 매니저들의 말에 '이대로 집에서 일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참 신기한 일이다. 그렇게 2.5단계까지 올라갔을 때도 해본 적 없는 재택근무를 이제야 하게 되다니. 마치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보상을 주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동기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길.
막상 당일이 되니 가슴 한편에서 공허함이 느껴진다. 뭔가 모르게 아쉬움도 남고 이제 내 인생은 어찌 흘러가나, 라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도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의 마음가짐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 생활에 젖게 되면 다시는 올라갈 수 없다는 일종의 '공포감'을 늘 상기하면서 살자는 다짐만 택시 안에서 계속했던 것 같다.
재택을 하면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비록 나 혼자 있을지라도 절대 타성에 젖는 내가 되지 말자. 이 휴식기를 잘 활용해 다시 도약하는 내가 되자, 그리고 언젠가 이 모든 것들을 웃으며 추억하는 내가 되자.
당분간 안녕, 회사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