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좋아하려고요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 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독서의 효과는 한마디로 우리를 똑똑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것은 독서의 사고력 측면이다. 그렇다면 독서가 우리의 정서적, 인지적 공감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수많은 연구가 있지만 결론은 하나다. 독서는 공감력을 향상시킨다.
예컨대 어떤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소설책을 주고 9일에 걸쳐서 매일 책의 1/9씩을 읽게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마다 그들의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책을 읽는 9일 동안 좌각회/연상회라고 부르는 부분과 내측 전전두피질 간의 연결이 강해졌다. 좌각회/연상회는 글의 이해 및 공감과 관련된 뇌의 영역이고 내측 전전두피질은 공감, 연민과 같은 사회적 정서 반응 및 기억력을 관장하는 부위다. 이 부위의 연결이 강해졌다는 것은 글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생각, 감정, 지식 등을 타인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뜻이다. 인지적 공감이 향상된 것이다. 더욱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한동안 체성감각피질과 후두엽에서의 연결 강도가 강하게 유지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는 마치 주인공과 같은 행동을 한 것처럼 그 활동 상황이 실제 뇌 속에서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그런 연결이 독서가 끝난 후에도 지속된다는 사실은 결국 독서가 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공감의 반경> 장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