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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하LeeHa Jan 24. 2021

남의 집 아기 첫돌을 축하해주는 기분

인연이 불러오는 놀랍도록 기분좋은 순간들


블로그에 혼자 글을 끄적대던 재작년 4월 무렵. 어느 날 내 글에 댓글을 남겨주는 사람이 생겼다. 그 사람은 하루도 빠짐없이 내 블로그를 찾았고 곧이어 자신의 친구도 한명 데리고 왔다. 그렇게 만난 이웃이 꿈트리님과 아리아리님이었다.


부산에 사시는 아리아리님은 장성한 남매를 영어학원 원장님이시다. 인천에 사는 나와는 어떤 연결 고리도 없다.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코 만날 일 없이 정해진 위치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갔을 사람들이다.


블로그에서 만난 우리는 댓글을 주고받다가 서로의 가족과 가정사도 아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일부러 털어놓은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서로의 글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이다.


아리아리님은 가끔씩 동탄에 신접살림을 차린 따님을 뵈러 올라오시곤 하는데 지난여름. 드디어 블로그 친구들끼리 만나게 되었다. 


외부에서 만난게 아니라 따님댁에서 만났다. 살다보니 블로그 이웃에게 가정 초대까지 받는 날이 온다. 어린 손녀까지 모녀 3대를 만나기 위해 아리아리님의 따님 댁인 동탄으로 가던 날. 인연이란 뭘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동굴형 인간이라 사람 만나기보다는 혼자 놀기를 좋아한다. 사람도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주저하는 모습을 보일때가 많다.  그런 내가 아리아리님과 그 따님과 또 그 따님의 따님까지 모녀 3대를 만나러 길을 나섰다니.... 생각해볼수록 신기한 일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지내던 나의 암흑기. 그때 어디선가 불현듯 나타나 내 글에 댓글을 달아주며 한결같이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 분들. 그 선물 같은 분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귀엽고 귀한 남의집 아기가 내 아기처럼 보인다


글로만 뵙던 아리아리님을 실제 만나던 날, 아기 천사 예원이를 같이 보았다. 아리아리님의 따님인 아이로드님도 만났다. 모녀 3대를 만나고 우리는 그날 하루 종일 이야기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우리들끼리 재미나게 놀라며 아리아리님의 남편분과 사위분께서 자리까지 비켜주셨다. 온 가족분들의 배려가 일상인 모습에 감동받았다.


부산에서 뻥튀기까지 공수해오셔서 아이스크림과 같이 만든 뻥스크림도 맛보게 해주셨다. 맛있는 음식으로 우리 모두를 배부르게 해주셨고 처음 만났음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듯 편하게 대해주셨다. 좋은 건 나누고 기쁜 일은 함께 축하하며 우리의 관계는 돈독하고 깊어졌다.


예원아,너는 인형인거니?


이렇게 어린 아가를 본 적이 너무 오래전이라서 아리아리님의 손녀 예원이를 계속 보고, 만지고 감탄했었다. 인형같이 귀엽고 예쁜 예원이가 엊그제 첫돌을 맞았다. 인자하신 어른들의 보살핌 속에서 해맑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예원이. 사진 한 장 볼 때마다 앙증맞은 모습에 정신을 빼앗기고 만다.


예원이가 귀여운 건 집안 내력 때문이리라.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모두 선한 인상 그대로 너무나 좋으신 분들이다. 자신이 많은 복을 타고난 아이라는 걸, 예원이는 알까?


단지 블로그 하나 했을 뿐인데. 블로그 이웃과 친구가 되고 이웃의 가족분들과도 친구가 되었다. 언제 어디에 계시거나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하시는 모든 일이 잘 되면 좋겠다고 빌게 된다. 그 댁의 보물, 아기 천사 예원이가 건강하고 지혜롭게 잘 자라주길 같은 엄마의 마음으로 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가족 행복하시길
아리아리님의 캘리그래피


부산에 사시는 아리아리님은 손녀를 위해 정성껏 캘리그래피를 그리신다. 동탄에 사시는 아이로드님은 예원이의 근황을 나에게 사진으로 보내주기도 하신다.


요즘 일상. 예원아 늘 건강해야 해~~~


언제 어느 때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늘 단정하게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귀하고 선한 사람들, 소박하고 정겨운 사람들, 마음을 나누고 응원할 줄 아는 사람들, 어떤 의도나 사심 없이 진심을 털어놓을 줄 아는 사람들이 어느 날 문득 나에게 다가올지 모를 일이니 말이다. 선물처럼 또 오게 될 인연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싶다.


나의 블로그 첫 친구 꿈트리님 모녀, 두 번째 친구 아리아리님 모녀 3대. 그분들을 만나면서 생각한다. 인연은 인연을 낳고 좋은 사람은 또 다른 좋은 사람을 데리고 내게 찾아온다고 말이다.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아니 한 번도 만나지 않더라도 서로가 써놓은 글만 읽어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훤히 들여다 보일때가 있다. 말갛고 고운 그들의 삶이 보인다.

 

내가 써놓은 글은 누군가에게는 스쳐지나가 버릴 정도로  무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멈춰서서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기게 할 수도 있다. 그렇게 각자의 글 속에서 서로의 사연에 공감하며 끄덕이다 보면 어느덧 그들은 더 이상 내게 타인이 아니게 된다. 나의 인생에 깊숙이 들어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된다.


내가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게 하는 선한이들. 

리의 좋은 인연을 오래오래 유지하고 싶다.

예원이가 시집갈 때까지..

시집가서 또 딸을 낳을때까지...

그 딸과도 친구가 되어볼 수 있을때까지...


사랑스런 예원아, 첫돌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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