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건 없건, 그 문제가 아니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화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돈이 너무 많은 사람과, 돈이 너무 없는 사람의 공통점은 인생이 재미없다는 거야.”
하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뭐라 하기 애매한 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은 과연 재미가 있을까?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장소에서, 새로울 것 없는 일과를 시작하고, 늘 보는 사람들과, 별다른 이벤트 없는 하루를 보내는 게 다이다. 뻔하다고 여기는 것은 아마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제일 간단해서 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더 대단한 걸 바라거나 새삼 호기심을 가지기엔 지난 세월 너무 많이 다쳤고, 너무 많이 아팠다. ‘방공호’랍시고 꾸역꾸역 쌓아 올린 게 지금의 안정인데 이것마저 무너지면 나는 도무지 다시 일어날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