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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 Jan 07. 2022

당신의 많은 인격 중 진짜를 알고 있나요?

#1. 성격대로 살면 이렇습니다.

성격대로 살면 이렇습니다.성격대로 살면 이렇습니다.

Photo by Tim Mossholder on Unsplash



어딜 가도 늘 받게 되는 질문이 있다.

바로 자기소개이다. 처음 들어간 수업, 면접, 심지어 소개팅에서 조차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소개를 하게 된다. 특히나 사회초년생들은 한동안 수없이 많은 자기소개를 하게 된다. 수없이 많은 면접과 탈락을 반복하다 보면 자기소개를 달달 외우게 되는데, 문득 지금 내가 뱉고 있는 말처럼 정말 나는 그런 사람인지 의문이 들곤 한다.


//이 시리즈는 문득 취준에 허덕이다 오랜만에 마주한 스스로에게 던지는 글이자,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담은 글이다. 스스로와 대화가 필요한 이들에게 당신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그러니 부디 그 고민을 멈추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글을 적는 순간, 오늘의 하늘






우리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에  비쳐 왔다.

그 속에서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한 번쯤은 각자 고민해 보지 않았는가?

(물론 그게 나뿐만이라면 조금 당황스럽겠지만...)


나의 자아탐구는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15살, 남들이 진학과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때, 나는 자아를 찾느라 바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왜 나를 다 다르게 이야기하는지 혼란스러웠다. 나는 왜 갖고 있는 이미지가 왜 이렇게 많은지, 그중 '진짜 나'는 누구인지 고민하느라 밤을 지새운 적도 많았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픈 마음에 시작된 이미지 메이킹이 나를 그렇게까지 괴롭힐 줄은 몰랐다. 어린 나이에 이런 고민은 너무 힘들었는지 나는 늘 상담 선생님을 찾아가곤 했다.


" 저에 대해 사람들이 다들 제각각 말을 해요 "

"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이미지가 많아져서 진짜 제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


다짜고짜 상담 선생님에게 내뱉은 말들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고민치고는 너무 서슴없이 뱉은 말들이지만, 그 나이여서 가능한 말이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내 고민에도 상담 선생님은 침착함을 잃지 않으셨다. 어떤 마음으로 대답을 해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의 대답은 의외로 간결했다.


"한 가지 꿈만 꾸고 사는 사람이 적듯이, 어떤 어른으로 크고 싶을지도 여러 가지란다. 아직은 없지만 갖고 싶은 모습, 그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모습, OO 이는 그 모든 게 다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어린 시절의 나는 저 대답에 상처를 받았다. 그저 잘 달래어 공부에 더 집중하게 하려는 흔한 선생님들의 대답 같았달까? 너무 진지해서 거의 매일 같이 고민을 하던 내게 돌아온 대답이 단 몇 마디라니. 좀 더 무거운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던 10대의 나는 처음으로 헛헛함이란 감정을 느꼈다. 동시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결국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거야.



저 대답을 들은 이후 나는 선생님을 다시는 찾아가지 않았다. 대신 점심시간마다 도서관을 찾아갔다. 가장 한가한 시간이라 그 누구에게도 나의 자아탐구 시간을 방해받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한 학기를 꼬박 철학 서적과 에세이 서적을 읽어가며 자아 찾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스물일곱이 된 지금, 나는 선생님의 대답에 동의한다.






세상에 온전한 인격 하나로 살아가는 사람은 적다.

 

회사에서의 나, 대학생으로서의 나, 동네 친구로서의 나, 반려동물의 주인으로서의 내가 모두 같을 수는 없다. 내가 그들에게 나의 모든 면을 보여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생각하는 내 마음도 다 다르기에 나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을 인정한 지금, 나는 지금 스스로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지금의 나는 질릴 틈 없이 다양하니까.


이번 '성격대로 살면 이렇습니다' 시리즈를 통해 내가 가진 다양한 성격을 여감 없이 세상에 드러내 보려 한다. 성격대로 시리즈를 읽는 분들이 저런 사람도 잘만 사는구나 하며 자신에게 자신감을 갖게 되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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