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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 Jan 09. 2022

나는 12월만 되면 새 시작이 하고 싶어진다

#2. 성격대로 살면 이렇습니다.

Photo by Mark König on Unsplash



누구에게나 한 번쯤 훅하고 어떤 결심이 들 때가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신기하게도 매년 12월이 되면 무언가 새로 시작하고 싶은 욕구가 들곤 한다.




지금 시작하지 않는 게 가장 늦는 거야.
지금 당장 무언가 해보고 싶어


왜 항상 12월에 이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매년 12월만 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무언가를 하려는 결심이 들다 보니, 이제는 12월만 다가오면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생각에 설레기까지 한다.


이런 마음이 처음 든 것은 대학교 3학년 종강 직후였다. 뜬금없게도 마지막 전공 시험을 치다 말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4학년이 되면 자연스레 대학을 떠날 준비가 될까?"


내게 건넨 질문의 답은 한마디로 No, 절대 그렇지 않다였다.

대학생이 되는 준비도 따로 하지 않았지만 어쩐지 이대로 사회로 나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캠퍼스 라이프에 미련이 남아서는 아니었다. 나는 대학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다양하게 캠퍼스 생활을 해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었다. 한마디로    하고  사람이었다.


얼마나 알차게 살았는지, 남들이 하는    해봐야 하는 성격이라 국토대장정부터 대외활동, 동아리 활동   시기에 할만한 것들은 모두 경험했었다.

연예인 뺨치는 스케줄에 주위에서 너는 사회생활 걱정은 없겠다고 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런 내가 뭘 더 경험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아직 휴학이란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당시 나는 중앙 동아리를 막 개설해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안정기에 들지도 않은 동아리를 두고 나는 곧장 휴학계를 제출했다. 휴학 사실을 회장에게 알리자마자, 회장은 눈이 동그래지더니 이내 나를 데리고 학교 앞 펍으로 향했다.


"무슨 일 있어?"


휴학 소식을 알리고 동아리 회장에게서 들은 첫마디였다. 나는 그냥 휴학을  때가   같다 말했지만, 회장은  말을 믿지 않았다. 결국 나는 휴학을 하게  이유를 말해주었다.


"뭔가 새로운 걸 해봐야할 것 같아."


 이야기를 들은 회장의 표정은 아직도 생생했다. 아주 황당하다는  표정 말이다.


"어떻게 개설한 동아리인데 자리잡기도 전에 자리를 비우겠다고?"


그 당시의 나는 적어도 일적으로는 문제를 만들지 않는 자존심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나의 휴학은 다른 이들에게 굉장히 의아함을 가져다주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회장이 했던 것처럼 내게 가정사와 같은 큰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는 말을 했었다.


그러나 내 휴학 사유는 굉장히 간단했다.






단순한 정보만으로 살아갈 사회를 고르는 게 말이 되나?
내가 뭘 믿고 그 많은 직업 중에 그 업종을 골라야 해?


지금도 내가 12월만 되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생각 때문이다.

어떻게 하고 싶은 수많은 것들 중에 내가 고른 것만 하고 살 수 있지?

하나를 고르면 다른 걸 고를 수 없다고 말한 사람이 있던가?


그래서 나는 항상 12월만 되면 하던 것 한 가지를 그만둔다.

왜냐고?


아무리 하고 싶은 게 많아도 내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양은 한정적이니까.



그래서 올해도 그만뒀다.

내 인생의 첫 정규직 직장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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