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 그저 그런 일상
책을 읽고 글을 쓴 지 제법 많은날이 흘렀다. 가끔 끄적이기는 하나 목적을 가지고 꾸준히 적어나가진 않았고 도서 리뷰를 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녹여내는 글쓰기를 주로 해 왔다. 지난달 제11회 브런치 북 출판프로젝트에 도전하면서 오랜만에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A4용지 한 장을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억울하고 갑갑한 감정에 짓눌려 몇 달을 보내왔는데 그 묵은 감정을 꺼내자니 생각이 나지 않거나 그저 ‘나는 힘들었다’는 한 문장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생각들이 다시 글을 쓰고 싶은 이유가 되어 머릿속을 맴돌았다.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했던 이유는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직장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도 열심히 살아남는 내 삶이 후배들에게 혹은 선배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일일이 만나 주절주절 말할 수 없으니 그 깊은 마음을 글로 남겨두면 누구든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 쓰기 시작한 글이었다. 그런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때 그 상황을, 기억에 남는 순간을 짧게 표현하는 정도였다고 할까. 아니 왜 이것밖에 안 되지? 이럴 수밖에 없는 건가. 짧게나마 집중했던 프로젝트에 도전을 마쳤다는 뿌듯함 보다는 전체적으로 적은 양의 내 글을 보면서 조금 부끄럽기도, 한심하기도 한 갑갑한 감정을 간직한 채 오랜만에 산책길에 나섰다. 걸으면 걸을수록 적어보고 싶은 글감이 떠오르는 이상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다시 한번 적어보고 싶었다. 나의 일상을, 그저 떠오르는 대로 길고 깊~게 말이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연재의 제목은 <평범한 하루>, 부재는 <그저 그런 일상>이다. 누군가에게 관심 없는 사소한 일일지라도, 오랜만에 나의 내면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이 글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