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를 읽고
왜 공부하니?
'왜'라는 질문에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질문하면 결국은 취업이 문제다.
"왜 공부하니?"
"대학 가려고요.(아니, 엄마, 아빠가 대학 가라고 해서요.)"
"그럼 왜 대학 가려고 하니?"
"취업해야 해서요.(아니, 엄마, 아빠가 그렇게 해야 취업할 수 있다고 해서요.)"
"....... 대학이랑 취업은 어떤 관계지......?"
"......"
또는
"돈 많이 벌고 싶어요."
"그래? 그럼 어떻게 해야 해?"
"공무원이 되거나, 삼성이나 엘지 같은 대기업에 가야 하지요.(라고 엄마가 말했어요.)"
"...... 공무원 월급이 얼만지 아니......?, 대기업은 삼성, 엘지 말고 또 어디를 알고 있니?"
"......."
공부 --> 대학 --> 취업/결혼 --> 사회적 안정 및 성공 --> 성공한 인생
이 공식이 지금의 21세기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시대에 어떻게 논리적이고 타당한지 한 번쯤은 검증하고 싶었다. 나아가 한 번도 검증 안 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의미 없는 입시 세계 속에서 공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IT 기업, 공기업, 외국계 기업, 금융권, 대기업으로 분류해서 각 분야에서의 채용 기준과 과정 및 결과를 공개하고 분석한 책이다. 이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위에서의 에피소드처럼 막연하게 미래를 준비할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역량을 개발해서 원하는 분야에서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취지이다. 나아가 우리 교육의 방향과 방법도 변화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약 10여 년 전에 전국 진학협의회 및 대학교육협의회 등을 주축으로 많은 입시 담당 선생님들이 그동안 힘을 쏟아부었던 진학뿐만 아니라 진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오로지 sky로 점철되는 입시지도에서 벗어나 진로라는 방향과 목적을 도입하여 학생들에게 자신의 꿈과 적성, 흥미에 따른 진로 설계를 강조하는 작은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그 결과 학교 현장에서는 '진로부장'이 생겼고 진로 부서를 필두로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흐름이 생겼다.
나 역시 그동안 입시 지도 세계에 몸 담으면서 처음에는 한 명이라도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학과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입시 환경이 나아지기는커녕 학생과 교사 모두가 지치고 힘들어하는 모습만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막연하게나마 자기 주도성, 공동체 의식, 학업적 노력, 진로 적합성 등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하고 실천한다면 지금과 같은 입시 지옥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이를 바탕으로 도입된 학생부 종합전형이나 고교학점제 등이 학생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었었다.
뭐가 문제일까?
입시 제도는 학생들의 부담을 낮추고 그들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그동안 수없이 바뀌어 왔으며, 그와는 별도로 교육과정 역시 교사들과 학생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새롭게 옷을 갈아입어왔다.
하지만 내신과 수능,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등에 영혼을 갈아 넣고 있는 학생들의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모두가 sky와 의대, 치대, 한의대를 꿈꾸는 세상이 아닌, 수능이라는 객관식 시험에서만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학교 교육의 전부라면 교육과정이나 목적, 방법을 아무리 바꿔도 그러한 학교 교육은 항상 제자리일 뿐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책은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채용 현장들을 분석하여 객관적 통계치를 제시하며 과거와는 다른 기준으로 채용 현장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과거의 학벌, 스펙, 태도만으로는 아무리 좋은 대학과 좋은 학과를 나와도 취업을 할 수 없음을 알려준다. 결국 과거의 기준에 의한 막연한 공부 이유와 대학 진학 이유는 폐기해야 하며 나의 행복을 위한, 내가 꿈꾸는 미래를 위한 탐색과 준비, 그에 맞는 실천적 학습이 더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책 내용에 대한 추가 정보는 다음 글에서 제시하겠다.